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18일 또 다시 미국 특허청 결정문을 놓고 충돌했다.
두 회사는 2월 10일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관련 소송의 판결을 앞두고, 논박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현재 협상 중인 보상금의 액수 문제를 놓고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편 이 같은 갈등이 워낙 첨예해 정작 협상은 '끝을 본' 판결 이후에나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도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이 SK 측이 신청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무효심판을 기각한 것을 놓고, 두 회사는 반박과 재반박 공세를 펼치며 공방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기각은 ITC 동일 안건에 대해 기각한다'는 미국 특허심판원의 정책 때문이라는 논리를 계속 폈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 특허청장이 2020년 9월 24일 'ITC 소송과 중복청구된 건은 심판을 개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 전에는 특허심판원에서 ITC 소송 사건도 대부분 개시하고 있었다"며 "당시 특허심판원에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ITC 중복청구 건을 각하하겠다는 정책은 2019년 11월에 발표됐다"며 "이 같은 기조는 이미 2019년 말부터 이어져왔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비용까지 들여가며 8건을 신청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장 효율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특허심판원에서 모두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연합뉴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을 흐리지 말고 특허심판원이 언급한 LG 특허의 무효 가능성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허심판원이 "신청인(SK이노베이션)이 특허무효에 관한 강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한 부분을 지적하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SK가 특허심판원의 의견 중 일부만 발췌해 오도하고 있다"며 "특허 무효 가능성이 컸다면 조사 개시를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무효 가능성이 높지 않아 각하 결정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3년차로 접어 든 소송으로 국민들의 우려와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해 이 소송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8건의 무효신청이 각하된 명확한 사실을 놓고 이렇게까지 무리한 논쟁을 하는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고 안타깝다. 법정에서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