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진행된 저녁 생방송에서 BJ들이 모여 술상을 차려놓고 춤을 추고 있다. 아프리카TV 캡처
연예인들의 층간소음이 논란인 가운데 최근 개인방송 BJ를 고발하는 글도 온라인상에 올라와 주목된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위층의 BJ,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은 조회수 20만회를 넘길 정도로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시글을 올린 부천의 한 주거용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층간소음을 모르고 살았는데 지난해 9월경 윗집의 소음이 시작됐다"며 "알고보니 'OO엔터테인먼트'라는 사무실이 들어왔다. 사는 곳이 주거용 오피스텔이라 사무실이 들어온다는 것도 낯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TV에 출연하는 BJ들이 모여 주로 춤과 노래를 콘텐츠로 방송하는데 시도때도 없이 밤 늦게까지 방송을 하니 사실 아래층 입장에서는 힘들다"며 "경비실을 통해 주의를 요청하고 심지어 경찰도 부른 적이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방송을 했다. 신나게 방송하며 별풍선을 많이 받았겠지만 아랫집 배려는 안해주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아프리카TV 채팅창에서 일부 시청자들이 BJ에 항의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캡처
실제 지난 14일 저녁에 진행된 생방송 다시보기를 확인해본 결과 4명의 남녀 BJ들은 카메라 앞에 술상을 차려두고 가무에 열중했다.
이들은 가무 직후 '술먹방'(술을 먹으며 생방송을 하는 콘텐츠)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가던 중, 온라인커뮤니티의 글을 보고 방송에 들어온 몇몇 시청자들이 소음 문제와 관련해 댓글을 달기 시작하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소음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해명해달라'는 댓글을 확인한 남성 BJ는 "해명글을 왜 올려야 하나. 사회적으로 잘못한 것도 아니고 아래층 집과의 문제"라며 "아파트에서 난리가 났으면 쫒겨났을 것이다. 9월부터 (이곳에) 살았고 경찰과 관리사무소 등에서도 왔었는데 왜 아무런 조치가 없었을까"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나도 (윗층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어떡하나 날아다닐 수도 없고 공중부양이라도 돼야지"라며 "내가 강시처럼 뛰는 것도 아니다. 아래층이 꼬장을 부리는 것으로 법적으로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층간소음 고통이 심할 것'이라는 댓글엔 "증거 있나"고도 했다.
아래층의 지속적인 항의에 대해선 "이 정도면 영업방해다. 이곳은 사무실"이라며 "고소 안하는 사람인데 (아래층 사람을) 고소하고 싶다"는 반응도 보였다.
바닥 매트에 낙법을 선보이는 BJ.아프리카TV 캡처
그래도 시청자들의 항의성 댓글이 이어지자 남성 BJ는 술상을 치우고 여성 BJ 3명에게 나가라고 지시한 뒤, 뒤편 바닥에 깔아놓은 매트를 보여주며 낙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평소보다 시청자가 늘어나자, '술먹방' 콘텐츠가 아닌 층간소음 관련 토론 콘텐츠를 진행하겠다며 댓글창에 올라오는 항의성 댓글을 읽고 답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2시간 가량 생방송을 더 진행했다.
이번 층간소음 갈등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층간 소음은 무조건 윗층 잘못", "방음이라도 하고 떠들어야 한다", "말이 안 통하면 이사가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당해봐서 안다. 새벽시간에 소리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복도에 나가보니 별풍선을 요청하고 있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글쓴이와 같은 곳에 사는 이웃이다. 입주민 단톡방에서도 이슈가 돼 지난달 관리단 대표회의 안건으로 올라왔다는 엘리베이터 공지를 봤다"며 "이곳은 1700세대가 넘는 아파텔로 가족단위의 일반 주거용으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개인방송 BJ들의 이웃간 층간소음 문제는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개인방송의 경우 주 시청자층 대부분이 저녁시간이나 잠들기 전 방송을 시청해 늦은 시간 방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방송은 방송특성상 대부분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웃과의 갈등상황이 종종 방송으로 생중계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