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 뉴스1 제공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이 없었다. 반면 김정은의 최측근인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하는 등 약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로동당 총비서 선거와 관련해 리일환 대표가 수령의 지위를 차지하는 당의 최고령도자를 옳게 추대하는 것이 가지는 정치적 의의에 대하여 언급"하며 '총비서 추대'를 제의했고, "전체 대표자들이 전적인 지지찬동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새로운 직함인 당 총비서로 추대한 것은 당 규약 개정에 따라 당 위원회 체제를 김일성 시대처럼 비서국 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대 수령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총비서직을 역임했다. 이에 김정은 총비서의 추대는 노동당의 최고지도자로서 명실 공히 수령의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의 최고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박봉주가 빠지고 조용원이 새로 선출됐다. 조용원의 선출로 상무위원회는 김정은과 기존 최룡해·리병철·김덕훈 등 모두 5인으로 구성됐다.
조용원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만이 아니라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임명돼, 조직담당 책임비서 겸 부장 직책을 맡은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정치국 위원 진입 등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승진할 것으로 관심을 보았던 김여정은 후보위원에서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는 이름이 포함됐다.
과거 김정일 후계체제를 확립하는데 주요 역할을 한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3남으로 알려진 오일정 당 부장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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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대남라인 중에서는 리선권 외무상이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에만 이름을 올렸으며, 대남 담당이었던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부장 명단에 이름이 빠졌다.
북한은 기존 10명이었던 당 부위원장 체제를 7명의 당 비서 체제로 줄였는데, 당 비서들의 면면과 과거 경력을 감안할 때 대남과 외교 담당 비서는 없앤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정통성 확보를 위해 선대의 후광이 필요했던 집권 초기에는 제1비서 등으로 한발 물러났는데, 이번에 총비서로 추대한 것은 명실상부한 김정은 유일 집권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위원을 제외하고 직위를 받지 못한 것은 신상의 변동보다는 무임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지난 9년간의 통치를 통해 업적과 지도력을 인정받아 총비서에 추대된 것"이라며, "최대 당면과제인 경제건설과 대미관계 두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총비서 자리에 오른 만큼 책임과 의무도 더 막중해졌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교수는 "김여정의 위상과 공식 지위와 관련해 성급한 판단은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가 여전히 당 중앙위 위원에 올라 있어 예상하지 못한 중요한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