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남인순, 여성인권운동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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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전화했지만 피소사실 못 들었고 묻기만 했다"
여성운동계 "南같은 전문가가 피해자 보호 절차 몰랐을 리가"
여성단체가 상임대표 직무배제했다는 점에서도 檢 발표에 힘실려
당내서도 비판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 연합뉴스
"서울시장을 보좌하는 젠더특보에게 '시장께 불미스러운 일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게 피해자 관련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일이라고요? 남인순 의원 같은 전문가이자 중진 국회의원께서 그걸 모르셨을 리가 없는데…"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5일 내놓은 입장문에 대한 한 여성인권운동가의 반응이다.


권력형 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성폭력 사건의 핵심은 가해자 처벌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다.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관련 기관은 피해자의 신원, 사건 내용 등을 철저히 함구한 채 대응책을 마련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는 여성단체는 물론 남 의원이 이러한 기본적인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검찰 발표 후 하루 만에 결정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상임대표 A씨 직무배제와 피해자 측에 대한 사과는 검찰 수사를 인정함을 바탕으로 한다.

반면 5일이나 더 지나 공개된 남 의원의 입장문에는 이러한 반성과 사과는 커녕 '달라진 사실이 없다'며 발뺌에 급급한 모습만 담겨있었다.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 특보가 지난해 7월 새벽 조사를 마친 후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보좌관이던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 특보에게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피소사실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었다는 입장문 내용은 마치 추후 벌어질 법률 다툼의 쟁점을 미리 정리하는 듯한 뉘앙스마저 느끼게 한다.

여성운동계는 이러한 남 의원의 입장문에 대해 전형적인 '권력자의 자기 편 지키기'라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시민사회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형태의 사건을 통해 경험을 쌓았을 남 의원이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방식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이같이 행동하는 것은 남 의원이 더 이상 여성인권운동가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고도 분석했다.

한 활동가는 "자칫 남 의원의 행위가 여성운동이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운동에 대한 혐오로까지 확대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이 지난해 4월 열린 '젠더폭력근절대책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 의원의 대응 태도에 대한 불편함은 여권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행위 자체의 당위성에 대한 부분도 문제지만 이번 보궐선거를 발생시킨 바로 그 사건에 대한 논란에서 계속해서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돌아가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위해서도, 함께 일했던 여성운동가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까지 보였다.

피해자 측에서는 "음주 후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뜻이냐"고 비꼬듯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의혹이 집중된 상태에서 '나는 관계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면 누가 믿겠느냐"며 "통화 내용을 공개하든, 보다 진정성 있는 해명이나 반성을 하든 해야 남 의원의 과거 여성계 운동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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