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HEREx 우주망원경 개념도. 연합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및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와 함께 하늘 전체를 102개의 파장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 우주망원경'(SPHEREx) 제작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SPHEREx는 2016년 천문연이 Caltech와의 국제공동연구 기획을 토대로 국제연구팀 공동으로 NASA에 개발을 제안해 시작됐다. NASA는 2019년 2월 이 제안서를 선정하고 2020년 10월 예비설계 결과 평가를 거쳐 이날 최종 승인을 발표했다고 천문연은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전체 하늘의 영상분광 탐사를 할 수 있게 제작되는 SPHEREx는 영상분광 기술을 적용해 102개의 필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전 우주를 102개의 파장으로 관측할 수 있다.
영상분광 기술은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하는 '영상관측(Imaging)'과 개별 천체의 파장에 따른 밝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관측(Spectroscopy)'이 통합된 기술이다.
SPHEREx를 제작·운용할 SPHEREx 컨소시엄에는 주관기관인 Caltech를 포함해 NASA JPL, 볼 항공우주(Ball Aerospace)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며, 천문연은 미국 외 기관으로는 유일하다.
SPHEREx 우주망원경 성능 테스트를 위한 천문연 극저온 진공 체임버 모식도. 연합뉴스
천문연은 망원경의 우주환경시험에 사용될 극저온 진공 체임버 개발과 테스트를 주도하고,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및 핵심 과학연구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관기관인 Caltech는 적외선 관측기기 및 자료처리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NASA JPL은 미션 운영과 탑재체 개발 조립, 볼 항공우주는 위성체 제작을 맡는다.
SPHEREx는 제작 완료되면 2024년 태양동기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4회 이상의 전천 분광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전 우주에 존재하는 약 20억 개에 달하는 개별 천체의 전천 분광 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PHEREx의 관측영상과 각 천체의 방출 스펙트럼을 재구성하면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에 의한 우주생성 이론과 은하 형성 및 진화의 정보를 담은 적외선 우주배경복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 정웅섭 박사는 "과거 차세대 소형위성 1호 과학탑재체인 NISS의 독자 개발 경험이 밑거름돼 SPHEREx 공동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공동개발을 통해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망원경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