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무너지는 시대"…2021년 '온라인' 멀티플렉스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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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유통 결산②]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여행소비…백신·치료제 소식이 '희망'
언택트로 폭발했던 2020 온라인 소비, 2021년도 이커머스 치열한 경쟁 '예상'
온라인서 쇼핑하고 영화까지…이커머스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빅블러' 시대 열릴 것

글 싣는 순서
①"원칙이 무너지는 시대" 온라인으로 뛰어든 유통업체들
②"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2021년 '온라인' 멀티플렉스가 살아남는다
(계속)
재택근무. 연합뉴스

 

프리랜서 작가 정모(36)씨의 재택근무 두 달 째, 이제는 수면바지와 한 몸이 됐다. 집 앞 편의점만 오가고 모든 쇼핑은 온라인으로 대신했다. 친구들도 랜선으로만 만났다. 코로나 전 자주 입던 청바지에는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았다.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여행과 맛집 탐방. 일이 없을 땐 일본 작은 도시까지 여행을 다니던 그녀지만 지금은 저장된 사진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게 전부다.

인생의 낙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시작된 백신 접종 소식은 희망과도 같았다. "스페인 독감이 그랬듯 코로나19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며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고 좋은 호텔 예약하고 여행도 실컷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엔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여행'이 없던 1년을 보낸 항공 여행업계는 지난 2020년, 말 그대로 최악의 한해였다.

온라인 쇼핑. 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 2445억으로 지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 증가했다.

음식서비스와 농축산물 구매가 70% 가까이 증가한 반면 여행과 교통서비스는 -52.6% 줄었다. 문화 및 레저서비스 역시 -60.4%를 기록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업계는 최악의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공시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매출액은 10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5%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302억원(-992%)을 기록했다. 업계 2위로 꼽히는 모두투어의 매출액은 29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239%)이었다.

백신 접종과 치료제 개발 뉴스가 나오고는 있지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국내 확진자 폭증까지 아직까지 여행 가능성을 논의할 만큼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코로나에 여행업계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이라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한 여행사 직원은 "현재 상황은 직원 1천명 중 5,60명만 일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리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털도 소셜커머스도 '쇼핑'에 올인…디지털 콘텐츠로 고객 '유혹'

아마존. 연합뉴스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은 어느때보다 치열하고 뜨거웠다.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 강자는 물론이고,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 기업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2021년 올해는 기업간 경계가 사라지는 이른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할거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마존은 11번가에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쇼핑도 CJ대한통운과 물류 부문에서 협업하며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배송과 가격 서비스 외에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쿠팡플레이. 쿠팡 제공

 

쿠팡은 지난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의 멤버십 '로켓와우'회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매달 2900원을 내면 추가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기존에 로켓와우 회원이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인 로켓프레시, 무료 반품 서비스에 콘텐츠 서비스까지 추가로 누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 부분에서는 로켓배송 등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에서 더이상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콘텐츠 서비스로 회원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쿠팡의 전략은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지난 2011년 OTT서비스를 선보인 뒤 현재 매국 내 4위의 OTT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11번가와 함께 새로운 OTT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아마존과의 협약을 발표하면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올프라임'을 중단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홈페이지에 "내년에 새로운 혜택을 강화한 유료 멤버십을 선보이겠다"고 공지했다.

네이버쇼핑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중인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시작했다. 월 4900원을 내면 네이버 웹툰과 시리즈 On 등 자체 디지털 콘텐츠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체들의 콘텐츠 서비스는 2021년 고객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될 전망이다. 마치 멀티플렉스에서 쇼핑을 하고 영화도 보는 것처럼 고객을 자신의 '플랫폼'에 오래 묶어두려는 고객 '락인(Lock in) 효과'를 꾀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앞으로 유통기업들의 컨텐츠 확보가 소비자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가격과 배송 서비스 외에 컨텐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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