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이시영이 터놓은 속 깊은 '스위트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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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사투를 벌인 그린홈 주민을 만나다 ② 특수부대 출신 소방관 서이경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서이경 역 배우 이시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서이경 역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넷플릭스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그린홈 502호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특수부대 출신 소방관 서이경.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게 그의 일이다. 어느 날 사람들이 괴물로 변해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경은 그린홈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괴물들과 맞서고, 그러던 중 사라진 예비 남편에 대한 단서를 손에 쥔다.

뱃속에는 아이가 자라나고 있다. 어딘가에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경은 누군가가 아닌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 남편에 대한 정보를 얻는 대가로 현수(송강)를 군인들에게 넘기려 했지만, 결국 결심을 되돌린다. 그렇게 다시 본래의 자신을 되찾는다.

이경은 원작 웹툰에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다. 단순히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다. 그린홈과 외부 세상을 연결하고, '스위트홈'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배우 이시영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맡은 서이경에 관해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원작에 없던 인물_오리지널 캐릭터에 관하여

"원작 자체가 굉장히 강렬했어요.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며 극단적으로 액션을 해야 했죠. 이런 경험은 처음이고 언제 또 이런 액션을 할 수 있을까 싶게 매력적이었어요."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서이경 캐릭터를 두고 이시영은 "해석하는 입장에서는 장점이 많고 재밌는 부분도 있었다"며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라서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경이란 캐릭터가 왜 이 시리즈에 필요한지, 이경의 전사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이야기해줬다. 이를 듣고 대화하는 과정이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경은 그린홈에서 외부로 나가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러면서 '스위트홈' 세계관이 굉장히 넓어진다"며 "그렇기에 이경이라는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그린홈 주민들은 건물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경은 바깥세상과 그린홈을 잇는 연결고리이자 그린홈 내부에서만 맴돌던 괴물화에 대한 비밀을 더 큰 세계로 내던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서이경 역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넷플릭스 제공

 

◇ 특수부대 출신 소방관 서이경_지키고 싶다는 욕망

직접 연기하면서 그 캐릭터와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한 이시영이 표현한 서이경은 '외로운 인물'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하던 이경이지만 자신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사람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마치 세상이 멸망한 것 같은 감정에 빠진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를 가지게 되며 어깨가 더 무거워져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직업에 평생 몸담았던 사람이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를 지키겠다는 마음에 이기적인 모습도 보이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주인공 차현수(송강)는 괴물화가 진행되는 덕분에 뛰어난 회복력을 갖게 된다. 그린홈에는 여전히 정체 모를 괴물들이 날뛰고, 식량과 필요 물품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괴물화 중인 현수를 물품 조달 등에 이용한다. 이를 보며 서이경은 분노하지만, 그 역시 그린홈 밖에서 남편에 대한 단서를 얻은 뒤 현수를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시영은 "한평생 남을 위해 희생만 하며 살아 온 이경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세상이 종말로 치닫는 걸 보며 삶에 대한 의욕 등을 많이 버렸다"며 "그런데 아이를 가지면서 처음으로 자신에게 욕심을 낸다. 직업과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 살고 싶고,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 현수에게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그걸 해소해주는 신이 있다. 현수를 군인들에게 넘길 생각으로 다그치듯이 이야기하는데, 결국 현수의 '살고 싶었다'는 한마디에 이경은 많은 걸 깨닫고 무너진다"며 "그렇게 자신이 잊고 있던 걸 깨달은 이경은 다시 그린홈에 감정적으로 합류하게 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서이경이 마주한 괴물들_괴물, 그리고 인간과 맞서다

'스위트홈'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욕망'이다. 멀쩡하던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건 인간의 마음에 내재한 욕망이다. 가장 강렬하게 품고 있던 욕망이 밖으로 드러나 구체화된다.

운동과 근육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녔던 인간은 늘 '프로틴'을 외치는 '근육 괴물'이 되고, 육상 선수였던 705호 주민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력을 지닌 '육상선수 괴물'이 됐다. 이들은 괴물이 되고 난 후 사람을 공격하지만 그렇지 않은 괴물도 있다. 반은 괴물인 현수와 죽은 아이를 되살리고 싶다는 욕망에 자신을 아이 형태의 괴물로 만든 임명숙(이봉련)이 그 예다.

이처럼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 '욕망'에 관해 이시영은 "그냥 단순화해서 쉽게 말하자면 욕망은 욕심인 것 같다"며 "내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이상의 무언가를, 다른 이에게 해를 가하면서 갖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함에도 이경이가 괴물이 되지 않은 건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성애는 엄청나게 큰 사랑이고,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은 욕망보다는 본능이라고 본다"며 "그렇기에 이경은 괴물화 돼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인간성에 대해 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그런 점에서 이시영은 '괴물'을 두고 인간의 또 다른 단면을 은유한 존재라고 말했다.

"태아 괴물만 봐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예요. 우리가 '스위트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속하는 캐릭터죠. 괴물보다 더 무서운 인간도 많고, 세상이 점점 더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은 시기에요. 이런 시기에 '스위트홈'은 인간성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해요."

반면 괴물이 되지는 않았으나, 누구보다 어두운 욕망을 드러내며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인간들도 존재한다. 이시영은 '스위트홈'이 인간다움과 인간성의 회복에 관해 말하는 작품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위트홈'은 디스토피아적인 크리처물이기도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서 살고, 인간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죠. 욕망이 발현돼 괴물이 된다고 하면 나쁜 것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괴물을 보며 저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죠. 작품이 주는 감동과 메시지가 크다는 걸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서이경 역을 연기한 배우 이시영. 넷플릭스 제공

 

◇ 시즌 2에 거는 가능성_더 넓어진 세계관을 기대하며

이시영은 서이경 캐릭터가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이야기했다. 이경뿐 아니라 많은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이며 동시에 서로 연대를 통해 큰 힘을 낸다. '연대'는 '스위트홈'의 또 다른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시영은 "피지컬 좋은 남성에게만 재난 상황이 오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약한 존재가 강하게 나온다기보다 그게 누구일지언정 극단적 상황에서 충분히 큰 힘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동적으로만 소비될 수 있고 보호받는 입장으로만 나올 수 있지만 소중한 것을 위해 희생하는 데는 남녀노소의 차이가 없다"며 "그렇기에 여성 캐릭터들을 비롯해 더 다양한 캐릭터가 풍성하게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스위트홈'이 공개되며 '한국형 크리처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 연기에 대한 호평은 물론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 나오고 있다.

이시영은 "임신한 채로 끝났는데 출산할 수 있을지, 아이가 인간의 모습일지 아니면 괴물화 된 아이일지, 괴물화가 됐다면 출산의 여지가 있을지 등이 궁금하다"며 "또 남편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군에 협조하며 끝났는데, 그것 역시 궁금하다. 그런 상상을 하면서 재밌게 촬영했는데, 시즌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스위트홈'의 세계관이라는 게 무한대로 넓다고 생각해요. 만약 시리즈물로 계속 이어진다면 얼마든지 원작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세계관을 넓히는 역할을 하는 게 이경이의 가장 큰 존재 이유였어요. 그렇기에 원작과는 훨씬 더 다르게 뻗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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