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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좌완 류현진, 역경 극복한 KK, 추신수는 감동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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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스포츠 결산] 화려했던 코리안 메이저리거 활약상

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33)은 2020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의심'과 싸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작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과 4년 총액 8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을 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매년 겨울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토론토의 팬들은 류현진의 영입을 크게 환영했지만 류현진이 지난 몇년 동안 부상이 잦았고 나이가 적잖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14승5패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던 2019년 LA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간판 선발투수로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다.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정규리그 일정이 단축된 2020시즌에는 특히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등판한 12경기에서 9승3패를 올리며 에이스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1년이 지난 지금 역대 외부 FA 투수에게 최고 계약을 안겨준 토론토의 과감한 결정을 비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코로나19는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해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한 선수들도 다수 있었다.

류현진도 코로나19의 영향 탓인지 시즌 초반에는 구속 저하로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을 섞는 팔색조 투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수차례 위기를 잘 넘겼다.

류현진은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그해 최고 좌완투수에게 수여하는 워런 스판상을 차지했다. 아시아 투수로는 최초다.

또 류현진은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의 루틴과 훈련 자세는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시즌 내내 "류현진은 우리의 에이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내일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이니까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토론토 팬들은 시즌 내내 류현진에 대해 찬양 일색이었다.

이처럼 류현진이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켰다면, 김광현(32)은 처음 밟은 미국 무대에서 자신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연합뉴스

 


'KK'는 증명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니폼을 입고 8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올리며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광현은 2월부터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지만 개막이 연기되는 악재를 만났다. 7월 개막을 앞두고는 보직이 갑자기 마무리로 변경돼 이전까지 해본 적 없는 도전에 나서야 했다.

시즌 초반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벌어지면서 마운드 공백이 생겼고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올렸던 김광현은 다시 선발로 복귀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선발 복귀 후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33을 올리는 등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포스트시즌 경기에 1선발로 등판하기도 했다.

주위의 믿음도 두터웠다. 팀 동료들은 개막 연기 후 오랜 기간 낯선 미국에서 홀로 지내야 했고 또 개막 전후로 보직이 변경되는 등 온갖 어려움을 겪었던 김광현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광현은 템포를 끌어올린 빠른 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의 빠른 템포는 그의 뒤에 서있는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현지 언론의 평가도 있었다.

김광현은 2월말 "메이저리그는 최근 경기 속도를 단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와는 잘 맞는 부분이다. 경기가 빨리 끝나면 취재진 여러분도 집에 일찍 갈 수 있지 않느냐"는 농담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KBO 리그를 주름잡았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동반 성공은 코로나19 때문에 고통 받았던 한국의 야구 팬에게 큰 위안이 됐다.

두 선수는 9월25일 나란히 승리를 신고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한국인 투수 동반 선발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탬파베이 최지만. 연합뉴스

 


한국인 타자 중에서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29)이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냈다.

최지만은 정규리그에서 부상을 겪는 등 타율 0.230, 3홈런, 16타점으로 크게 돋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를 석권하면서 최지만은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기록을 썼다.

탬파베이가 LA 다저스에게 패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월드시리즈에서 각각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한국인 타자 최초의 기록을 작성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투수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미국 야구 팬 사이에서 다양한 '밈'이 쏟아졌다. 최지만은 올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에서 때린 홈런 4개 중 3개가 콜을 상대로 때려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다년계약 마지막 해를 보낸 추신수(38)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텍사스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추신수. 연합뉴스

 


정규리그에서는 부상과 부진 탓에 33경기에서 타율 0.236에 그쳤지만 추신수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구단으로부터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특별한 작별 인사를 했다.

텍사스는 9월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최종전에서 약 한달동안 부상자 명단에 있었던 추신수를 1번타자로 전격 기용했다. 1번타자는 추신수가 주로 맡았던 자리다.

하지만 손 부상을 안고 있었던 추신수는 제대로 스윙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추신수의 선택지는 기습번트 밖에 없었다. 그는 정교한 번트와 투혼의 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곧바로 교체된 추신수가 덕아웃에 들어오자 동료들이 다가와 인사를 나눴다. 관중석에는 아내 하원미 씨와 자녀들이 앉아 있었다.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구단이 추신수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추신수는 경기 후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과 함께 텍사스에서의 7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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