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로 숨통" 배달특급…출발선에 놓인 걸림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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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걸린 '배달특급'에 실린 '기대와 우려'①]
획기적으로 낮춘 가맹점 중개수수료 '1%' 반색
민간앱 독과점 견제, 지역화폐 모바일 결제 만족
상당수 가맹점 등록 미비로 '준비중' 상태
배달대행사 전산 연동 미비, 배달 지연 우려도
"사업 초기 시행착오일 뿐 차차 개선할 것"

비대면 시대,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후죽순 늘어난 민간배달앱들은 공격적인 할인 행사와 스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면서 발생한 비용은 과도한 중개수수료와 광고료 명목으로 자영업자들을 짓눌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외국 기업의 민간배달앱 인수합병 추진으로 독과점 횡포에 대한 우려까지 높은 상황.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게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다. 1%의 저렴한 가맹점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 서비스를 내걸고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준비 미흡으로 인한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CBS노컷뉴스는 배달특급에 실린 기대감과 선결 과제를 함께 짚어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수수료 1%로 숨통" 배달특급…출발선에 놓인 걸림돌은?
(계속)

경기도가 지난 4월 개발을 시작해 만든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가맹점 중개수수료를 1%로 대폭 낮춰 이달부터 파주, 화성, 오산 등 3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왼쪽부터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송인 황광희씨. (사진=경기도청 제공)

 

"수수료가 확 줄었어요. 100만원 팔면 10만원 넘게 배달앱 중개료로 빠졌는데, 공공배달앱은 비용이 적게 들어 마진율이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가 준비해온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시범 출시된 이후 경기도 화성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4)씨의 배달앱 중개수수료 부담은 크게 줄었다.

배달특급 가맹점으로 첫 주말을 보낸 최씨가 배달특급으로 올린 매출 300만원 가운데 수수료로 빠져나간 돈은 3만원 정도. 그동안 민간배달앱 업체에 40만원 가까이 '헌납'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금액이다.

◇수수료 덜고 지역화폐로 골목상권도 활력 '일석이조'

배달특급 출시 사흘째 되던 지난 3일, 오산시내 한 식당의 하루 배달 주문 50여건 가운데 10% 정도가 배달특급으로 들어왔다.

식당 이모(27) 대표는 "아직 초기라 배달특급 주문이 많은 건 아니다"라며 "그래도 최근 사용자들이 많이 늘어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건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배달특급은 소상공인, 이른바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취지에 걸맞게 다른 민간배달앱에는 없는 지역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지역화폐의 경우 충전할 때 10% 적립 외에도 배달특급 이용시 추가로 5% 할인 쿠폰을 지급해 모두 15%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산의 배달특급 이용자 진모(42)씨는 "지역화폐를 쓸 수 있어 할인에 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지역 상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거 같아 더 좋은 것 같다"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주식회사는 지난 1일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파주와 화성, 오산 등 3개 시에서 본격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배달특급은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을 막고, 중개수수료를 1%로 낮춰 소상공인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또 최대 12.5%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민간 배달앱 업체들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파제 역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재 배달특급은 출시 일주일만에 시범지역에서의 가맹점 수가 5천여 개소를 넘겼고, 가입 회원은 6만명을 돌파했다. 일평균 매출도 1억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은 '준비중', 주문정보 '수기입력'에 배달 지연도

치킨집 사장 박모(60)씨가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 시스템으로 주문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박창주 기자)

 

하지만 출시 초반인 만큼 거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민간배달앱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선 상대적으로 부족한 가입자 수를 더 늘리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가맹점 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화성에 사는 주부 김모(39)씨는 "배달특급을 이용해 맛집 피자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직 '준비중'이라고 떠 있는 가맹점들이 많았다"며 "어쩔 수 없이 다른 배달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또 배달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숙제다. CBS노컷뉴스가 직접 지난 5일 오후 7시쯤 피자업체의 배달앱별 예상 소요시간을 확인해 본 결과, 배달특급은 50~60분인데 비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민간배달앱은 40분 내외로 나왔다. 직영 배달대행사를 운영하는 쿠팡이츠는 25분 정도로 나타났다.

김씨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이유가 최대한 빨리 간편하게 먹기 위한 것인데, 다른 배달앱과 차이가 많이 난다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배달특급 주문시스템(POS) 정보가 가맹점들과 계약된 기존 배달대행사들 전산과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고 있는 것도 배달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오산시내 한 중화요리점 사장 이모(27)씨는 배달특급 주문시스템(POS) 정보가 가게와 계약된 기존 배달대행사 서버에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아 직접 수기로 주소정보를 배달대행사에 넘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창주 기자)

 

한 배달특급 가맹점 사장은 "다른 배달앱은 주문과 동시에 배달대행사에 주소가 전달되는데, 배달특급은 주소 정보를 일일이 직접 입력해서 보내줘야 하는 불편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이제 시범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군소 배달대행사들과의 협약이나 가맹점 전산 등록 등이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문제점들을 분석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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