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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수시' 첫 주말…40만 수험생도, 학부모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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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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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까지 연인원 40만여명 대학별 고사 응시
대학들, 외부인 교내출입 통제·시험 시간대 분산 등 방역 조치
학생들 "시험 보러 갔다가 감염될까 걱정"
교육당국, 확진자 수시 응시 제한…일각에서 "대안 마련해야" 지적도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치러진 6일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를 나서고 있다. 이날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험생 이외의 학부모와 차량의 학내 출입을 금지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사상 첫 '코로나 수능'에 이어 주말 사이에는 대학별 면접, 논술 시험 등 '코로나 수시'가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수험생 20만7천여명이 5~6일 대학별 논술 등 수시 전형을 치렀다. 이번 주말에도 19만2천여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어서 방역·교육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치러진 6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에 수험생을 제외한 학부모 등의 출입통제 안내가 게시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학부모들 "감염 걱정할 바엔 밖에서 기다릴래요"…'코로나 수시' 풍경

지난 6일 오전 9시 서울 동국대 정문 앞. 학부모들은 수험생 자녀를 학교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발길을 돌렸다. 대학들은 '수험생 외 교내출입 통제', '마스크 착용' 등을 공지한 팻말을 출입구 앞에 내걸었다.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곧 OO대학 논술 시험 시작인데, KF마스크를 안 가지고 왔다. 학교 근처에 마스크를 파는 곳이 있으면 제발 알려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말 사이 논술 전형을 치른 경희대·동국대·서강대·성균관대·숙명여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시험 기간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지지 않도록 방역 대책을 세웠다.

시험 전후 방역, 수험생·감독 인력 보건용 마스크 착용, 학부모·외부인 출입 전면 통제, 시험 시간대 분산 등은 공통적이었다.

대학들은 수험생이 입실하기 전 발열 체크를 했으며, 문진표를 작성한 뒤 시험장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아울러 시험 도중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 장소를 마련했다.

대학마다 인원 차이는 있지만, 한 강의실에 수용한 수험생이 지난해 50명이었다면 올해는 20~30명 수준으로 수험생들 간 일정 거리를 뒀다. 감독관과 실무위원은 마스크·장갑을, 별도·격리고사장 감독위원은 방호복과 페이스실드를 추가로 쓰도록 했다.

평년과 달리 대학 내 학부모 대기실은 운영되지 않았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이 금지되면서, 학부모들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차 안에서 쉬거나 인근 공원, 지하철 역사 등을 맴돌며 앉을 곳을 찾았다.

이날 동국대 앞에서 만난 n수생의 어머니 김모(48)씨는 "감염 우려 때문에 실내보다는 밖에서 기다리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서강대 앞에서 만난 수험생 어머니 김경옥(57)씨는 "자가격리되거나 확진되면 시험을 못 본다고 해서 그게 겁나서 식구들이 모두 비상 상태"라며 "저도, 아이 아빠도 모임에 일절 안 나가고, 자취 중인 대학원생 딸은 혹시라도 옮길까봐 한 달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치러진 6일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를 나서고 있다. 이날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험생 이외의 학부모와 차량의 학내 출입을 금지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학생들 "수시 보다가 감염될까 걱정…방역수칙 잘 지키는 수밖에"

대학별 고사는 수능과 달리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가 제한된다. 다만 자가격리자는 일반 수험생과 분리한 채 응시가 가능하다. 자가격리 응시생들을 위한 시험장은 수도권 113곳을 비롯해 전국에 348곳 마련됐다.

학생들은 응시 기회가 박탈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대학별 시험을 보러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에서 시험을 치른 재수생 김모(20)군은 "감염 걱정에 수능이 끝나고도 집에만 있다가 오늘 처음 나왔다"며 "지난해보다 수험생이 적을 줄 알았는데 비슷한 것 같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코로나에 걸리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입실 및 시험 도중에는 관리·감독하에 방역수칙이 잘 지켜졌지만, 수험생들이 한 공간에 몰려 불안할 때도 있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이모(19) 군은 "화장실에 갈 때나, 시험이 끝난 뒤 대기할 때 우르르 몰려 있어서 복잡했다. 제지하는 관리자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오모(19)양은 "대학 쪽에서는 부모님들한테 이쪽(학교) 근처로 오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오셔서 당황스럽다"고 했다.

학교와 수험생 모두 방역을 잘 지켰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모(20)양은 "학교가 (방역조치를) 잘해준 덕분에 괜찮았다"며 "시험 보기 전에 환기도 했고, 학생들도 다들 수칙을 잘 지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대학별 고사가 치러진 5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앞,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서 있는 모습. (사진=김명지 기자)

 

◇대학마다 면접 방식 '제각각'…"확진자는 왜 수시 못 보나" 논란도

상당수 대학이 논술과 면접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논술, 실기 등의 전형에서 확진자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대학은 현재까지 없다.

교육부와 대학들은 감염병 확산 우려와 형평성 논란 등을 들어 이 같은 조치가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확진자 수험생들의 응시 기회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대학별 평가에서 확진자는 비대면 시험에만 응시할 수 있다'고 지침을 내렸다. 당시 교육부는 '확진자도 논술·면접·실기평가 등에 응시할 수 있도록 비대면 방식을 확대해달라'고 권고했지만, 대학들은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확진자도 면접 평가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 대학은 '녹화 영상물' 제출로 면접 방식을 바꾼 고려대·전북대·조선대·제주대 등에 그쳤다.

서울 주요 대학 면접고사 방식을 살펴보면, △건국대-현장 화상 △경희대-현장 녹화 △동국대-대면 △서울대-대면 △서울시립대-대면 또는 현장 화상 △숙명여대-현장 화상 또는 녹화 등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학들은 감염 위험, 시험 조건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교육부는 대학 입장을 존중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22일까지를 대학별 집중관리 기간으로 운영한다. 이 기간 지자체와 대학, 보건소는 핫라인 정보 체계를 만들어 협조 대응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대입 전형 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학가 주변 방역을 집중 점검하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시설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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