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2018년 야전종합훈련에서 촬영된 공군 공정통제사(CCT)들의 모습(사진=공군 페이스북 제공)
우리 공군을 대표하는 양대 특수부대 가운데 하나인 공군 공정통제사(CCT)가 대테러부대로 거듭난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공군은 이달 중순부터 5공중기동비행단 259특수임무대대 소속 공정통제사에 지원할 현역 공군 부사관을 모집한다.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육군에 신속대응사단이 창설되고 해군 6항공전단은 항공사령부로 개편될 예정이다. 때문에 효율적인 항공작전을 위한 부대의 필요성도 그만큼 커졌다. CCT의 확대개편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요한 임무 수행하는데, 유도할 부대가 없다?
지난 7월 1일 열린 공군 5공중기동비행단 259특수임무대대 전환창설식(사진=공군 홈페이지 제공)
공군 공정통제사는 적지에 불시착한 조종사를 찾아내 구출하는 항공구조사(6탐색구조비행전대)와 함께 공군의 양대 특수전 전력으로 손꼽힌다. 적진에 가장 먼저 들어가 후속 병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항공관제, 항공화력 유도 등의 임무를 맡는다.
그전까지 실제 작전대원 수는 20명 남짓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담한 규모이지만 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현대전은 육해공군 어느 한 군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전의 경우 육군과 공군, 해상전의 경우 해군과 공군 등의 협업을 통해야만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국방개혁 2.0의 내용을 정리한 저서 '선진 민주국군을 향해'에서 "지상군의 공정부대와 기동부대화를 위한 노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입체기동부대가 적의 종심지역으로 신속하게 기동해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기술했다. 빠르게 적진으로 투입될 수 있는 기동부대가 전쟁의 승리에 있어 중요하다는 의미다.
CCT는 공군의 폭격 등 화력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아군 항공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유도하고 이를 통해 투입될 수 있는 육군 병력들도 안내하는 역할이 주 임무다.
즉 부대 자체가 이동식 관제탑이 되는 셈인데, 유사시 빠른 공수작전이나 공중강습 등을 위해 필수적이다. 실제로 미 공군의 CCT는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자 현지에 투입돼 복구 인력이나 지원 물자 등을 실은 항공기가 무사히 착륙하도록 유도한 적이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CCT가 유도할 대규모 공수부대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헬기 등을 활용해 빠르게 적지에 전개되는 신속대응사단이 아직 창설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육군 특전사를 과거 '공수부대'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특전사는 강하 후 일반적인 보병전투를 수행하는 공수부대가 아니다. 보병전투와 다른 비정규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다.
지난 7월 1일 열린 공군 5공중기동비행단 259특수임무대대 전환창설식. 사진에는 CCT 대원과 함께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대원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공군 홈페이지 제공)
정부가 이들의 새 임무를 찾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열고 군 일부 부대를 대테러 특수임무대로 지정했는데 여기에 CCT가 포함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군은 기존 259전술공수지원대대를 지난 7월 1일 200여명 규모의 259특수임무대대로 전환창설했다.
259전술공수지원대대 밑에는 공정통제반(CCT)과 화물의장중대가 있었는데 전자는 특수임무대로, 후자는 공정화물의장대로 확대개편됐다.
군은 CCT에 대테러 작전, 전시 신속대응사단 지원, (해군의) 항공전단 지원임무 등을 기대하고 있다. 즉 육군 신속대응사단이나 해군 항공부대가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공군 CCT가 먼저 적진에 들어가 필요한 사항을 먼저 파악하고 이들의 작전을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비판의 목소리도 눈에 띈다. CCT가 기존에 워낙 작은 규모의 부대였던 만큼, 대테러 임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늘리기보다 기존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육군중장)은 "CCT는 특수부대 가운데서도 특수한 부대로 고유의 임무 수행을 위한 인원, 장비 그리고 훈련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현 시점에서 제대로 지원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대테러 임무를 추가해야 하며, 그 전에 추가적인 임무를 부여하는 일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좋은 장비와 무전기…기존 특수부대선 '부럽다' 목소리도
지난 2018년 야전종합훈련에서 촬영된 공군 공정통제사(CCT)들의 모습(사진=공군 페이스북 제공)
확대개편되는 CCT는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등의 지휘를 받아 현장에 빠르게 투입돼 작전을 수행한다.
이들의 상위 부대인 5공중기동비행단은 주둔지가 김해국제공항이다. 현재 최정예로 꼽히는 국가급 대테러특공대인 육군 707특수임무단의 경우 경기도 이천에 주둔하고 있는데, 긴 비행이 필요할 경우 성남 서울공항(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까지 갔다가 고정익기를 타고 출동해야 한다.
CCT의 경우에는 공군 소속으로, 평소 주둔지에 헬기나 고정익기가 항상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속한 투입이 가능한 셈이다. 본래 공군은 이같은 장점을 살려 CCT를 707특수임무단이나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특수임무대대처럼 해외 대테러 작전도 수행하는 국가급 대테러특공대로 만들고자 했다.
다만 국가급 대테러특공대는 우리 군의 최정예 자산이며, 대테러 요원 양성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이는 아직 이르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급되는 장비의 질도 눈에 띈다. 그동안 육군 특전사에는 해외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방탄복 등을 국산화한 장비 등이 지급되곤 했지만 평은 대부분 좋지 못했다.
때문에 최정예로 꼽히는 707특수임무단 대원들마저 좋은 장비를 개인적으로 구입해 쓰곤 했다. 하지만 보급 국산 장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언론보도 이후, 부대에서는 엉뚱하게도 개인구매 장비들의 사용이 대부분 금지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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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서 전술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 미군은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을 무전기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의 통신을 특수부대 등지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영상정보시스템 제공)
또 한국군의 열악한 무선통신 실태와 달리 CCT는 임무 특성상 무전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이미 다른 부대들보다 성능이 뛰어난 무전기를 쓰고 있다.
현대 특수전은 좋은 무전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신과 적의 위치와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보고해야 그만큼 피해를 줄이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은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군 전술용(Tactical) 버전과 무전기를 통합한 소부대 전투지휘체계를 신속시범획득사업 제품으로 선정했다. 이는 작전 수행 범위 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첩보·교전·화생방 경보 등 모든 상황을 데이터와 음성으로 통신할 수 있는 장비로, 육군과 해병대에 도입된다.
미군 특수부대의 경우 이처럼 스마트폰과 무전기를 연결하는 방식의 장비가 이미 몇 년 전부터 들어와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때문에 우리 군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블록-Ⅰ 전투무선체계(TMMR)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특수부대들에서는 CCT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종의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특전사를 비롯한 모든 특수부대에 지급되는 장비의 질이 전반적으로 더 향상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워리어 플랫폼' 등 기존의 사업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등, 현장의 특수부대원들이 정말 필요한 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