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재일한국인을 상대로 살해 위협을 한 일본인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요코하마 지방재판소 가와사키(川崎)지부(재판장 에미 겐이치·江見健一)는 3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기와라 세이이치(荻原誠一·70) 씨의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가와사키시(市) 공무원 출신인 오기와라 씨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사이에 2차례에 걸쳐 일본인과 외국인 간의 교류시설인 '가와사키 후레아이관(館)'에 재일 한국인을 위협하는 내용을 담은 엽서를 보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문제의 엽서에 '재일한국조선인을 이 세상에서 말살하자', '후레아이관을 폭파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작년 11월 요코하마 시내의 한 여고 등 총 8곳의 학교에 옛 동료의 이름으로 폭파 예고 협박문을 보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6월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추가 혐의가 확인됐다.
하수도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오기와라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재일한국인 위협 엽서를 보낸 이유에 대해 "20년 전 같은 직장에 있던 후배가 일하는 곳인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 후배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 측은 논고를 통해 "특정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살해하겠다는 등의 차별적인 협박문을 보낸 것은 악질적인 범행"이라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호소했다.
그러나 에미 재판장은 "옛 동료에 대한 25년에 걸친 원한 때문에 그의 이름을 사칭해 협박했다"면서 협박 내용이 학생이나 불특정 이용자들에게 위해(危害)의 공포를 품게 만드는 것이어서 실형을 면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가와사키 지부의 이날 판결은 혐한(嫌韓) 시위를 용인해선 안 된다는 가와사키 지역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도(都)와 인접한 가나가와(神奈川)현에 속한 가와사키시는 혐한 시위를 비롯한 헤이트 스피치를 반복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50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 조항을 담은 일본 내 첫 조례를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