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끄는 더 확실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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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집권 초 北 도발 여부 관심…감행하면 기존 북미합의 물거품
김정은, 선택의 딜레마 직면…발상의 전환이 진퇴유곡 탈출 비결
남북협력으로 대미 '지렛대' 전환…백척간두 진일보 담대한 사고 요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과연 전략적 도발을 재개할 것인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도 북한 도발에 '베팅'했다 틀린 전문가들이 적지 않아서인지 이번에는 꼭 맞춰야 하는 부담감도 커졌다.

물론 당사자의 고민은 훨씬 클 것이다. 내심 트럼프 재집권을 기대했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냉담한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도발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도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충격 요법으로 미국의 관심으로 끌어내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 정권 교체기마다 예외 없이 반복돼온 행태다.

특히 이번에는 여러 정황상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 있기에 북한으로선 더 조바심을 낼 만하다.

미국의 추가 제재 강화나 심지어 무력 응징 가능성을 감수하고라도 모험에 나설 유인이 있는 셈이다.

그 반대 이유도 충분히 있다. 우선 핵·미사일(ICBM) 능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추가 실험 필요성이 별로 없다.

북미관계도 과거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어찌됐든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등 6.12 싱가포르 합의를 얻어낸 것은 북한으로선 큰 성과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시절의 북미합의를 뒤엎을지도 모를 판에 스스로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이 먼저 6.12 공동성명을 파괴하는 것이 되고, 아픈 추억인 '전략적 인내'를 초래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북한이 먼저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결국 김 위원장으로선 어느 쪽도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출구 없는 장고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런 딜레마에서 탈출하려면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사고의 대전환 없이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고민을 되풀이하는 진퇴유곡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변화·발전을 희구하는 젊은 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은 지난 3년 자신의 '성공 공식'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 민망"하다며 소탈하게 다가서고 평양냉면을 권하면서는 "멀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던 장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도 웃음과 여유를 애써 잃지 않으려 한 정상국가의 지도자상, 여기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그나마 북한 외교가 빛나던 순간은 이런 매력 공세가 먹혔을 때였다. 그 반대의 경우는 희망이 없다.

호전성을 앞세운 '벼랑 끝 전술'로 재미를 봤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고작 단기효과에 그쳤다. 오히려 북한의 지위를 원천적으로 하락시켰다.

만약 김 위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부터 깨끗이 사과하고 코로나19 방역 협력 등을 필두로 전면적인 남북협력을 제안해온다면 어떨까? 약한 모습을 보인 죄로 내부 비판과 외부 공격에 직면할까? 그렇진 않을 것 같다.


남북 간에는 9.19 군사합의 후속조치부터 산림녹화, 자연재해 예방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 승인 없이도 할 수 있는 협력 분야가 꽤 많다.

내친 김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재미 한인 이산가족 상봉'에 적극 화답한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북한의 도발과 그로 인한 한반도 위기보다는, 남북 화해협력이 가속화돼 한반도에서 뭔가 이뤄질 것 같은 평화 분위기가 미국의 개입·관여 욕구를 훨씬 더 자극할 것이다. 대미 '지렛대' 작동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다소 동화적 발상 같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북한이 '강위력한 핵 억제력'을 완성했다는 그간 주장이 허풍이 아니라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으로선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백척간두 절벽에서 한 발을 내미는 담대한 사고만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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