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논란의 강경행보…"反윤석열 프레임 갇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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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尹 측근은 '검언유착 의혹' 만으로 직무배제
독직폭행 기소된 '정진웅 직무배제'는 사실상 거부
"서울고검 정진웅 기소 과정 적정성 따져야"
秋 지휘·감찰권에 잇따른 형평성·적법성 논란
"尹 겨냥 행보를 법적으로 풀어내 논란 불가피" 비판도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과 왼쪽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향한 지휘‧감찰권을 연달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그 내용을 놓고 형평성‧적법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사퇴론'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중심에 둔 '편가르기 프레임'에 갇혀 논란 자체를 외면한 채 강경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직무배제해 달라는 대검찰청의 요청을 12일 사실상 거부했다. 여권이 수사에 힘을 실었던 '채널A 강요미수 사건' 담당자로서, '추미애 사단'으로 분류되는 정 차장검사를 둘러싼 추 장관의 이번 조치는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에 대한 강경 조치와 비교되며 이중잣대 논란으로 이어졌다.

추 장관은 이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6월 "문제는 검언(檢言)유착"이라며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고, 연루 의혹을 근거로 한 검사장에 대한 법무부 직접감찰 방침을 공표하는 한편 직무배제 조치까지 단행했다. 이런 한 검사장과 달리 기소 상태인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강경 조치는 미뤄지는 모양새가 되자 검찰 내부에선 "추 장관식 편가르기 행보"라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추 장관은 서울고검이 정 차장검사를 기소한 과정이 적절했는지부터 일단 따져봐야 한다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을 확인해 보고하도록 이날 지시했다. 그는 "서울고검 감찰부의 정 차장검사 기소과정에서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추 장관의 지시를 놓고는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정 사건 처분 과정에 대한 진상 확인을 대검 감찰부에 지시하는 것이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지휘‧감독권한을 규정한 검찰청법 8조의 취지와 맞냐는 것이다. 해당 조항엔 '법무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이번 사안의 경우 대검의 특정 부서에 구체적인 사건 관련 업무를 지휘한 것으로, 검찰청법에 명시된 일반적 지휘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중심에 둔 정치적 행보를 법적으로 풀어내려고 하다보니까 여러 논란이 불가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소 과정의 적정성 여부'를 진상 확인의 대상으로 적시한 지시 내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 법원에 앞서 장관이 기소의 적정성을 따지게 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이번에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례와 같이 피의자가 휴대폰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영국 등 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법원의 명령 등 일정요건 하에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놓고는 학계에서조차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하는 헌법상 자기부죄거부 원칙과 충돌 여지가 있는 지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헌법학자는 "머릿속에다가 코드를 꼽고서 정보를 뽑아내겠다는 것인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추 장관은 "영국 '수사권한 규제법'은 2007년부터 암호를 풀지 못할 때 수사기관이 피의자 등을 상대로 법원에 암호해독명령허가 청구를 하고, 법원의 허가 결정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명령에 불응하면 국가안전이나 성폭력 사범의 경우 5년 이하, 기타 일반 사범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헌법의 자기부죄 금지 원칙과의 조화를 찾으면서도 디지털시대의 형사법제를 발전시켜 국민이 안심하고 공정과 정의가 살아 숨쉬는 법무시대를 잘 궁리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의 지시를 둘러싼 적법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채널A 강요미수 사건을 비롯해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등 여러 민감한 사건 관련 윤 총장과의 연계 의혹을 근거 삼아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 나와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서 하라는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지휘를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률가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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