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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재산세 부담은↓…조세 보편성 실종, 시장에 혼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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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현실화율 90%까지 높이고 6억 이하는 재산세율 0.05%p 인하
"무주택자 고려하면 주택 보유세 부담은 고‧중‧저가 '함께' 올라야"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5년까지 90%로 상향 완료하면서도 6억 원 이하의 주택에 대한 재산세율을 0.05%p 낮추기로 결정했다.

현실화율 목표치는 80%와 90% 사이에서, 재산세율 인하 기준선은 6억 원과 9억 원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한 결과지만, 전문가들은 "증가하는 세 부담이 보편적이지 않다"며 우려 섞인 지적을 내놨다.

◇현실화율은 90%까지 올리고 재산세는 6억 이하부터 감면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주택‧토지 등 부동산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을 90%까지 상향하는 한편,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을 0.05%p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 평균치는 토지가 65.5%, 단독주택이 53.6%,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69.0%다. 이를 모두 90%로 맞추는 데 토지가 8년, 단독주택이 7~15년, 공동주택이 5~10년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35년이면 부동산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이 모두 90% 수준으로 맞춰지는 것이다. 연간 현실화율 제고는 3%p씩에 달할 예정이다. 다만 시세 9억 원 미만 주택에서는 개별 부동산들의 현실화율 편차가 크다는 한계점을 감안해 3년간 우선 균형을 맞춘다.

재산세는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주택을 가진 경우에 한해 세율을 0.05%p씩 낮춘다. 과세표준 구간별로는 공시가격 1억 원 이하가 최대 3만 원, 1억 원~2억 5천만 원 이하가 3만 원~7만 5천 원, 2억 5천만 원~5억 원 이하가 7만 5천 원~15만 원, 5억 원~6억 원 이하가 15만 원~18만 원씩 감면된다.

당정은 이러한 기준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특히 재산세율 인하 기준은 여당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주택까지 폭넓게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발표 시점 결정이 공회전을 거듭했던 것이다.

행안부 박재민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공시가격 9억 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 시세 기준 12~13억 원가량이 되는 주택을 '중저가'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서민 주거 안정 지원이라는 취지에서 논의한 결과 결정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 보유세 계산해보면…중저가 주택 상대적 혜택 커

실제 재산세 특례세율을 적용할 경우, 상대적인 중저가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올라가더라도 일정 부분 보전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의 시세 5억 원짜리 주택의 경우 내년도 재산세액이 34만 2천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특례 세율을 적용하면 재산세는 23만 8천 원으로 줄어든다. 2023년을 기준으로는 재산세가 기존 세율상 36만 2천 원에서 특례 세율 적용시 25만 3천원으로 감소한다.

관악구의 8억 원짜리 주택을 예로 들면 이러한 혜택의 크기는 한층 더 커진다. 재산세가 내년도 70만 2천 원에서 특례 적용시 53만 6천 원으로, 2023년 기준 73만 1천 원에서 특례 적용시 56만 1천 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이보다 값비싼 주택의 경우 재산세 특례는 없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지는 만큼 세 부담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마포구의 시세 15억 원짜리 주택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액이 내년 306만 5천 원에서 2023년 408만 4천 원으로 100만 원 이상, 서초구의 32억 원짜리 주택은 내년 2339만 5천 원에서 2023년 2743만 9천 원으로 400만 원 이상 뛸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과 재산세 감면 조치가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에 더 큰 방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조세 부담 증가에 보편성 저해"

이에 전문가들은 증세 보편성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을 내놨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김우철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보유세 정상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게 맞지만, 80%가 아닌 90%는 집값 하락 등 시점에 시가와 역전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높은 수준이고, 고가주택만 현실화율을 빨리 올리는 것 역시 조세저항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 합동브리핑. (사진=연합뉴스)

 

고가주택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3%p 이상씩 현실화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시세 9억 원 미만 주택은 개별 부동산들의 현실화율 편차가 큰 탓에 2023년까지 균형을 이루는 기간을 따로 두면서, 상향 기간 또한 상대적으로 넉넉하다는 점이 그렇다. 이 기간 9억 원 미만 공동주택은 2023년까지 중간목표치를 70%, 단독주택은 55%로 삼고 점진적인 상향을 단행한다.

안 그래도 그간 현실화율 인상이 가팔랐던 고가주택만 목표치를 홀로 빠르게 완성하고 상대적인 중저가 주택만 '저속 운행'한다면 증세의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1주택자의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를 인하하는 것 역시 보편적으로 세 부담을 상향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감면하는 것 자체는 타당할 수 있지만, 이는 장기거주자‧고령자를 위한 세액공제나 상한선 조정 등으로도 가능하다"며 "저가주택일수록 보유세 증가폭도 크지 않은데, 무주택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보유세 정상화 측면에서 그나마 '9억 원'으로 설정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이 내년 재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서울 지역 1주택자의 표심을 고려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임대시장에 전가 우려도…국토부 "재산세 감면되는 주택엔 영향 미미"

전월세시장의 임차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연세대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필요하지만, 현재 전세시장 상황에서 소유주에 대한 세금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위험도 있다"며 "세 부담이 시장 매물로 전환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량은 결국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지 않은 소유자들이 받은 타격이라, 은퇴 노년층 등을 중심으로 한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 역시 "조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는 임대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며 "상승 기대감이 있는 인기 지역 부동산만을 보유하려는 현상이 나타나면 이곳의 경우 세금이 집값을 상승시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토부 김흥진 주택토지실장은 "실제 공시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상대적인) 중저가 주택의 경우 재산세에 대한 경감 조치가 이뤄지는 만큼, 이 가격대의 매매나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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