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아내가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5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을 면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강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1심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와 피해자 A(52)씨는 2005년 법률상으로 이혼을 했으나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동거하며 사실상 부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두 사람은 A씨가 늦게 귀가한다는 이유로 자주 다퉈왔고, 지난 1월 A씨가 등산하러 간 뒤 이튿날 새벽에야 집에 들어오자 다시 다툼이 생겼다.
화가 난 강씨는 주방에 있던 회칼을 꺼내 A씨의 갈비뼈 부위를 찔렀고 A씨는 길이 약 10㎝의 상처를 입었다.
검찰은 강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강씨의 특수상해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겁을 주려 했을 뿐"이라는 강씨의 진술, 가정을 파괴할 계기가 없고 추가 공격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비춰 살해 의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이에 검찰은 '살인미수도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항소를 제기했으나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유죄로 판결된 특수상해에 대해서는 검사가 별도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않아 양형 부당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