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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송구하다"는 강경화, 남편 귀국 요청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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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처분 논란때 무대응 일관
남편 미국행 논란도 침묵하다 뒤늦게 사과
거의 하루 지난 뒤 "송구스럽게 생각"…추석연휴 끝 성난 여론에 놀란 듯
굼뜨고 사려 깊지 못한 대응에 국민 정서 둔감증과 불통 이미지 커져

"장관님이 부동산 처분 계획 관련, 말씀하신 것 없나요?"
"확인해드릴 사항은 없습니다."
"장관께 여쭤보긴 하셨나요?"
"제가 확인해드릴 사항은 없는데요."
"개인의 재산 문제라서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는 뜻인가요?"
"누차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가 확인해드릴 사항은 없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7월 청와대의 고위 공직자 다주택 처분 지시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3주택 보유 문제가 불거졌을 때 기자와 당국자 간 문답이다.

강 장관은 나중에 다주택을 처분하긴 했지만 외교부는 그 과정에서 끝내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확인조차 거부했다.

아무리 장관이 공인이라도 부동산 문제까지 강제하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비판은 차치하자. 설마 외교부가 그런 기류에 편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다른 부처 장관들은 줄줄이 처분 계획을 밝히는 판에 청와대의 퍼런 서슬을 홀로 버텨내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함께 버티던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은 결국 교체됐다.

강 장관의 '개인적 사정'은 석 달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입과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것이다.

이 역시 지극히 사적인 일이고 가족의 문제이며 법을 어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에 쏟고 있는 정부의 힘겨운 노력과 국민의 희생, 협조가 조롱당했다. 장관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는데 정작 그 남편이 어겼다니 시쳇말로 웃픈 일이다.

외교부의 대응도 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관련 보도가 나온 지 반나절 넘도록 꿈쩍 않다가 성난 여론에 밀려 장관의 한 줄짜리 사과문을 전했다. 추석 민심이 연휴 끝자락에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강 장관은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편의 귀국을 요청할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강 장관도 외교부도 외교는 어떤지 모르지만 민심 읽기에는 서툰 듯하다. 언론이 강 장관 남편의 미국행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장관 남편부터 지키지 않는데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고 묻는 것이다. 행여 이번 일로 국민과 정부 간 신뢰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무거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둔감증과 불통 이미지였다. 한 발짝 빠르게 좀 더 사려 깊게 대응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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