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017년 6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자신의 보좌관을 통해 아들 서모(27)씨가 배속돼 복무 중이던 카투사 부대에 휴가 연장을 문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추 장관 아들 서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동부지검은 28일 추 장관과 서씨, 휴가 연장 문의 전화를 부대에 했던 최모 전 보좌관 등을 전원 무혐의 처리하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 장관은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의 상급부대 지원장교 휴대전화 번호를 최 보좌관에게 전달했다. 사실상 휴가 연장 문의를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는 추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겠냐"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검찰은 수사발표 이틀 전 추 장관에 대한 서면조사만 진행하고 이날 "법무장관이 청탁에 직접 관여한 뚜렷한 정황이 없었다"며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29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추미애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거짓말이 아니라는 면죄부를 준 수사"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이 처음 국회 예결위에서는 '보좌관이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대정부질문에선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말을 바꿔서 교묘하게 빠져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수사 결과는 추 장관의 발언을 살펴서 맞춤형 결과를 낸 것이다. 전화번호만 줬다고 하고, 왜 보좌관한테 줬는지에 대해선 검찰이 말이 없다"며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같은 당 박형수 의원은 해소되지 않은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추 장관에게 "휴가 연장을 보좌관에게 지시한 적이 있냐"고 캐물은 당사자다. 박 의원은 "특검으로 가는게 가장 공정하지만 여당이 동의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우리당이나 추 장관을 고발한 사람들이 (검찰에) 항고를 해놓고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은 법적인 책임과 별도로 정치적 책임도 져야 한다. 국민이 다 보는 앞에서 거짓말한 것이 드러났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이 아무일 없다는 듯 국무위원이나 장관을 하는 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서울동부지검의 수사는 납득할 수 없는 부실 투성이로 수사가 아니라 은폐, 공모, 방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기소 결정 이유를 입수하는 대로 조목조목 반박하겠다. 결정 불복 절차인 고검 항고를 하고, 국회에서는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아들 휴가 연장과 관련해 보좌관에게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추 장관의 최근 국회 출석 발언을 국회회의록을 통해 입수했다. 아래 내용은 지난 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추 장관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