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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보좌관 '휴가 카톡' 나왔는데…'개입 의혹' 남겨둔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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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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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연장 때 보좌관, 秋에게 "아들 건 처리했습니다"
秋, 지원장교 이름과 전화번호도 보좌관에게 전송
檢, 메시지 확보했지만 '개입 여부' 파고들지 않은 듯
'적법 휴가였기에 개입 여부는 핵심 수사대상 아냐' 논리
수사 결과 곳곳에 물음표…신빙성 논란 지속 전망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시절 휴가 연장 과정에서 추 장관의 간접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하고도 이에 대한 진상규명은 뒤로 미룬 모양새다. 의혹의 골자인 서씨의 휴가 연장이 불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추 장관의 개입 여부는 핵심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게 검찰 측 논리로 파악된다.

결국 추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해 '이례적 휴가 연장'이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는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뒤따를 전망이다.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해 온 야권에선 검찰이 '합법 휴가'라는 답을 정해놓고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각도 감지된다.

◇ 휴가 연장 때마다 추미애‧보좌관 '카톡 메시지'…檢 "외압은 없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서씨의 휴가가 적법하게 이뤄졌고 외압도 없었다며 추 장관과 서씨, 추 장관의 의원시절 보좌관인 최모씨에 대해 28일 일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서씨가 최초 병가(2017년 6월5일~14일)를 한 차례 연장(6월15일~23일)하는 과정, 이후 정기휴가(6월24일~27일)를 한 번 더 붙여 쓰는 과정에 추 장관의 보좌관이 부대 지원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문의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최씨는 해당 문의와 이에 따른 부대장 휴가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 6월14일과 21일 모두 추 장관과 '카톡 메시지'로 연락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 내용을 보면 병가가 연장된 14일엔 최씨가 추 장관에게 '서ㅇㅇ 건은 처리했습니다', '소견서는 확보 되는대로 추후 제출토록 조치했습니다'라고 보냈다.

21일엔 추 장관이 부대 지원장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내자 최씨는 '네'라고 답했고, 추 장관이 이어 '아들이랑 연락 취해주세요(5시30분까지 한의원 있음)'이라고 메시지를 전송하자 최씨는 '네 바로 통화했었습니다. 지원장교에게 예후를 좀 더 봐야해서 한 번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입니다. 예외적 상황이라 내부 검토 후 연락주기로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추 장관이 그간 국회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밝혀왔던 입장과는 달리 아들 휴가 연장 건을 긴밀하게 챙겼고, 보좌관 최씨에게 연장 문의를 지시했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씨도 추 장관으로부터 아들 휴가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추 장관 역시 서면조사 결과 일치된 진술을 내놨다는 점을 들어 '추 장관이 청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혹 대상자들의 진술에 근거해 개입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추 장관의 개입 여부는 국민 의혹 해소 차원에서 궁금한 부분일 수 있으나 법리적으로 봤을 때 이 사건의 범죄 구성요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서씨의 휴가가 적법하게 연장됐기에 '불법 휴가'를 전제로 한 추 장관의 개입 의혹은 "더 파고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국방부 민원 녹음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직접 민원을 제기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민원실을 거치지 않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게 직접 민원이 제기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 檢 "증빙서류 엉망이었으나…핵심인 '부대장 승인' 있었다"

검찰이 서씨의 휴가 연장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한 핵심 근거는 '부대장(지역대장) 승인'이다. 미복귀 의혹과 휴가 사후 승인 의혹이 겹쳐 논란이 커졌던 정기휴가 연장 과정에 대해서도 검찰은 지역대장의 사전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정기휴가(6월24일~27일)가 시작되기 사흘 전인 21일 승인이 이뤄졌다는 건데, 해당 시점의 증빙기록은 없고, 휴가 시작 후 관련 기록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전 승인'이 존재했다고 결론내릴 수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일부 진술과 녹취록, 모바일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했다"고만 밝혔는데 그 세부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특히 사전 승인의 존재 여부와 관련해선 일부 부대 관계자의 진술마저 엇갈린 것으로 취재결과 파악됐다.

이 휴가 관련해서 제보자의 주장이 허위라고 했던 서씨 주장이 수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난 점도 의문이 이어지는 대목이다. 자신이 서씨 휴가 당시 당직사병이었다며 제보자로 나섰던 현모씨는 6월25일 저녁 점호 때 서씨의 미복귀를 인지했고, 이에 서씨에게 전화해 '부대에 복귀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씨 측은 "당직사병과 통화할 일도, 현씨와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서씨는 당시 부대로부터 복귀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검찰이 확보한 부대 운영일지에는 2차 병가가 끝나는 6월23일(金)에 서씨가 복귀한 것으로 적혀있다. 서씨의 정기 휴가를 승인한 사실은 2017년 6월26일(月)이 돼서야 운영일지에 기재됐다. 현씨 주장을 거짓으로 보기 어려운 지점들이다.

이런 석연치 않은 정황들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6월21일 사전 승인이 이뤄졌다는 당사자들의 진술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부대 운영일지에 대해선 "부대가 엉망진창으로 관리해왔다"면서도 "핵심은 (사전) 승인이 있었다는 것"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 8개월 장기 수사 기간 지검장 세 차례 교체…수사 신빙성 '물음표'

동부지검은 '결코 복잡한 건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던 이번 사건을 8개월 동안 수사해 왔다. 이 사이 동부지검장은 세 차례나 교체됐는데, 법무부는 사건과는 무관한 인사임을 강조해 왔다.

검찰은 추석 연휴 직전인 이날 국민적 이목이 집중됐던 이번 사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공식 브리핑조차 하지 않은 채 보도자료 발표로 대신했다. 수사 내용 곳곳의 의문점들과는 별개로 이런 일련의 과정들 역시 수사 신빙성을 흔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의혹을 집중 제기해왔던 국민의힘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애당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며 "올해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수사로 일관할 때부터 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검사들이 줄줄이 동부지검으로 발령 날 때부터 추 장관도 알고 국민도 알고 있던 결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추 장관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와 아들에 대한 근거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거듭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수사 종결로 더 이상의 국력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개혁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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