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공무원 찾는 해양경찰.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북한군의 총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게 된 원인을 파악 중인 해양경찰의 수사가 28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부터 해당 공무원이 탔던 어업지도선의 각종 장비에 대한 분석이 본격 시작되고 군당국에 요청했던 월북 시도 정황 자료도 이날까지 제출시한이다.
◇해경, 피격 공무원 승선 선박 CCTV 등 디지털포렌식 분석 예정해양경찰청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사라졌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월북과 실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은 우선 이씨가 실종 당시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내부 모습이 담긴 CCTV의 저장장치와 자동항법장치, 공용 컴퓨터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예정이다. 해경은 또 정상 작동했다가 이씨가 실종 직전부터 고장 난 CCTV를 누군가 고의로 훼손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이씨가 소속한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관리단은 어업지도선이 출항 당시에는 선내 CCTV가 정상 작동했지만 노후화에 따른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사고 당시에는 모두 고장 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해경은 이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이씨의 것으로 추정됐던 슬리퍼가 누구의 것인지 모른다는 동료 직원들의 증언, 이씨의 실종 당시 구명조끼 착용 여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해경이 군당국에 요청한 이씨의 월북 정황 관련 자료 제출기한도 이날이다. 다만 군이 수집한 정보 상당수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금 정보)로 분류되는 첩보로 알려져 군이 어느 수위까지 해경에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경 관계자는 "해당 자료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내기 곤란하다"며 "다만 군당국이 수사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출항 준비하는 '피격 공무원 탑승' 무궁화10호 (사진=연합뉴스)
◇피격 공무원 시신‧소지품 해상 수색…아직 성과 없어
해경은 수사와 별도로 이씨의 시신과 소지품 등을 찾기 위해 인근 해상에 대한 수색도 이어가고 있다. 수색은 연평도 서방부터 소청도 남방까지 'V'자 형태의 가로 96㎞, 세로 18.5㎞ 해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경은 이를 8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조류의 영향으로 이씨의 시신이나 소지품 등이 수색 범위 밖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해상의 경비함정도 평소 치안 업무와 수색 활동을 병행하도록 했다.
이씨에 대한 수색은 이날로 8일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유의미한 발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발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수색 장비와 인원을 더 늘릴지 검토 중"이라며 "이씨의 시신과 소지품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원 소속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던 이씨는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다음 날 오후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군당국과 해양경찰이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군 당국과 정보당국은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을 근거로 이씨가 스스로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는 입장이지만 유가족들은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25일 우리 정부에 통지문을 보내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