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빨리 쏘고 또 뛰고…창원 LG 농구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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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창원 LG 간판 조성민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창원 LG의 2019-2020시즌 공격 효율성(100번의 공격권 기준 평균 점수)은 105.7점으로 KBL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까웠다. 평균 공격 횟수를 의미하는 페이스(pace) 역시 67.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공격 속도는 느렸고 확률은 떨어졌다.

LG는 변화를 선택했다. 현주엽 전 감독이 물러나고 조성원 신임 감독이 2020-2021시즌부터 LG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조성원 감독은 현역 시절 뛰어난 3점슈터였고 LG에서 뛰었던 2000-2001시즌에는 공격농구의 전성기를 이끌며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경력이 있다.

공격적인 농구의 진가와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농구인이다.

조성원 감독은 지난 4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더 빠르고, 스피드가 있는 농구를 하겠다.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는 재미있는 농구를 할 것"이라며 "남들이 100점을 넣어도 우리가 100점 이상 넣으면 이긴다"고 말했다.

LG는 지난 비시즌 기간에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연습경기 일정을 편성했다. 빠르고 공격적인 새로운 농구 철학에 익숙해지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LG의 달라진 농구는 차기 시즌의 전초전 성격인 2020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LG는 24일 오후 전북 군산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1쿼터에 26득점을 퍼부었다. 김시래와 조성민, 캐디 라렌 등 핵심 선수들이 1쿼터에 뛰지 않았음에도 LG의 화력은 강했다.

56%의 높은 슛 성공률보다 슛을 만든 과정이 눈에 띄었다.

1쿼터 중반 정성우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정확히 7초 만에 이원대의 3점슛이 터졌다. 리온 윌리엄스가 가로챈 공은 정확히 4초 뒤 정성우의 손을 거쳐 중거리슛으로 연결됐다.

(사진=KBL 제공)

 



LG 가드진은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고 선수들은 상대 수비가 제 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적극적인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롤 구사했다.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생기면 주저없이 슛을 던졌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벤치의 자세였다. 3점슛이 실패로 돌아가도 조성원 감독과 코치들이 박수를 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슛 성공 여부는 철저히 선수 개인의 영역이다. 완벽한 슛 기회를 만드는 것이 팀과 조직력의 영역이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에 상관없이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또 LG는 공간 활용에 상당한 신경을 기울였다. 스페이싱에 주력했다. 공간을 벌려두고 2대2 공격을 시도했고 골밑 포스트업이 펼쳐졌다. 수비가 조금이라도 안쪽으로 좁혀 들어오면 어김없이 외곽에서 기회가 생겼다.

이같은 저돌적인 농구와 벤치의 열정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선수층도 두터웠다. 1쿼터와 2쿼터에 뛰는 멤버들이 서로 달랐다. 홀수 쿼터에서는 강병현, 서민수, 리온 윌리엄스 등이 코트를 지켰고 짝수 쿼터에는 김시래, 조성민, 라렌 등이 뛰었다.

박정현 등 일부 선수들은 아예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부상 때문이 아니다. 엔트리 자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LG는 선수 11명을 고루 기용하며 다양한 조합을 실험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8명의 선수가 최소 6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강병현이 팀내 최다 13점을 올렸다.

경기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89대83 승리로 끝났다. KGC인삼공사는 LG가 템포를 끌어올려 더 많은 공격 횟수를 시도할 때 화력으로 맞붙을 놓을 수 있는 팀이다. 변준형이 18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승패를 떠나 LG의 공격농구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래도 아직은 실험 단계다. 더 나은 조합을 찾는 과정이다.

공격농구를 펼칠 때는 40분동안 슛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체력이 중요하다.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수비 중심의 농구가 주를 이루는 KBL 코트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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