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왜 부장님 자리는 다 창문을 등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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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딧세이] '사무실'의 탄생과 변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9월 23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유현준(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 정관용> 수요일에 꾸며드리는 코너 유현준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시간입니다. 오늘은 사무실 공간의 역사, 배치의 어떤 성격, 특성. 그것의 변화 이런 이야기들을 좀 해 보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 어서 오세요.

◆ 유현준> 안녕하세요.

◇ 정관용> 사무실이 옛날에는 없었겠죠?

◆ 유현준> 그렇죠. 옛날에는 없었죠. 저희가 일터라고 하는 것은 수렵채집 때는 밖에서 뛰노는 거였고.

◇ 정관용> 뛰노는 것은 아니죠.

◆ 유현준> 그렇죠, 목숨 걸고 사냥을 하는 거고 그리고 농경시대 때는 밖에서 농사를 지었다면 사실은 엘빈 토플러가 얘기하는 제3의 물결이 끝난 다음에 어떻게 보면 산업화,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사무직이 생겨나고 늘어났죠. 산업혁명 때 사실은 대개 공장에서 일을 하는 것들이 생겨나면서 그때도 실내에서 일하는 것들이 생겨난 거죠. 그런데 이제 근본적인 차이라면 사실은 사무직은 과거에 우리가 일했던 수렵채집이나 농업에 비해서 시간을 맞춰서 살아야 된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 정관용> 시간을 맞춰 살아야 한다?

◆ 유현준> 왜냐하면 과거에는 어떻게 보면 아침 해 뜨면 나가서 일하고 해 지면 들어와서 쉬고. 농한기 때도 쉬고 그랬다면 지금.

◇ 정관용> 겨울에는 농사 못 지으니까.

◆ 유현준> 그렇죠. 그런데 지금은 아침 9시까지 출근을 해야 되잖아요.

◇ 정관용> 그건 그 시간에 모여야 되니까, 또.

◆ 유현준> 그게 시작된 것은 기계를 이용해서 뭔가 생산을 하기 시작하면서 기계가 돌아가는 시간에 사람을 거꾸로 맞추는 일을 시작을 한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전등불이 생기니까 이제 밤중에도 실내에서 일해야 되고.

◆ 유현준> 사실은 이 형광등이라고 하는 게 우리의 작업환경을 상당히 많이 바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두 가지 방법으로 햇빛을 들어오게 했거든요. 빛이라는 게 인공조명이 별로 없을 때에는 서구사회 같은 경우에는 천장 높이를 되게 높여서 창문을 세로로 길게 찢어야만 했어요, 벽이 지붕을 받치고 있으니까. 그래서 베르사유궁전 같은 데 보면 천장 높이가 되게 높죠. 그런 쾌적한 곳에서 일을 한다든지 아니면 동양 건축.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데를 보면 좁고 길게 건물을 만들어서 정원을 끼고서 이렇게 건물이 배치가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 예전에는 바깥 경치를 많이 보이게 하든지 아니면 천정이 높든지 그런 작업환경이었다면.

◇ 정관용> 태양빛 아니고서는 빛이 없니까.

◆ 유현준> 그런데 지금은 사실은 형광등 불빛 때문에 더 낮은 천장 높이를 갖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바깥에서 농사짓고 뙤약볕에 고생하고 하던 사람들이 실내에 들어와 일하니까 좋아졌다라고만 우리는 생각했는데 유 교수 해석에 의하면 그게 또 아니네요.

◆ 유현준> 자연과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일을 한다 이렇게 볼 수는 있지만

◇ 정관용> 깜았으며 해도 일해야 되고 농한기였던 겨울에도 또 더 일해야 되고 이런 식으로 변한 측면도.

◆ 유현준> 일주일에 한 이틀만 쉬고. 사실 이틀 쉰 지도 얼마 안 됐죠.

◇ 정관용> 하루밖에 안 쉬었죠.

◆ 유현준> 하루밖에 안 쉬었어요, 옛날에는. 계속 일을 해야 되고 그리고 사실은 실내공간이라고 하는 데는 통제도 많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 정관용> 감시도 쉽고.

◆ 유현준> 그러니까요. 이 사람이 장소를 떠나서 다른 데서 일하는 게 아니고 내 눈앞에서 일을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안에서 수직적인 조직이 생기면 어떻게 보면 자리 배치가 딱 그렇잖아요, 사무실의 자리 배치가.

◇ 정관용> 사무실의 기본자리배치는 어떻게 했었죠?

◆ 유현준> 우리나라 아직까지도 무슨 공사나 어떤 행정기관에 가면 자리배치는 높으신 분은 보통 창문을 등지고 앉아 있고 그다음에.

◇ 정관용> 출입문으로부터 가장 먼 데.

◆ 유현준> 그게 우리의 상석이잖아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왔다갔다 동선상에서 그 사람을 감시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그런 높으신 짱급들은 모니터를 돌려놓고 있어서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도 잘 몰라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큰 차이점이죠. 더 높으신 분은 자기 독립된 방을 갖고.

◇ 정관용> 아예 방이 있고.

◆ 유현준> 더 높으신 분은 그 방을 들어갈 때 다른 방을 거쳐서 들어가잖아요.

◇ 정관용> 비서실 거쳐서 들어가게 되고. 진짜 일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네요, 높을수록. 그런데 하급직일수록 일하는지 안 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배치.

◆ 유현준> 그렇죠. 그게 그냥 보통 일반적으로 맨 말단사원들의 모니터는 대체적으로 상사들이 고개만 들면 딱 보이는 위치에 모니터가 있죠. 그 사람이 상사를 보려면 고개를 돌려서 봐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테이블을 놓을 때 긴 테이블에 상석이 보통 좁은 쪽이잖아요. 회장님들은 보통 그쪽에 앉으시죠. 그 이유 거기가 상석인 이유는 직사각형의 긴 변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상석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려면 고개를 돌려서 봐야 됐어요. 좁은 편에 앉아계신 분은 고개만 들면 다 모든 사람들의 옆모습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감시가 가능하고 그래서 거기가 권력자의 자리가 되는 거죠.

◇ 정관용> 심지어는 말씀하신 것처럼 창가에 등을 지고 앉은 부장님이 자기 앞쪽으로 일반 직원들의 책상을 쭉 배치하는데 그 앞쪽에 앉은 직원들이 부장님을 등지고 앉게 되면.

◆ 유현준> 그럼 더 낮은 사람인 거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등지고 앉으면 부장님은 말한 대로 고개만 들면 모니터에 무슨 게임기를 틀어놨는지 아닌지가 한눈에 보인다?

◆ 유현준> 딱 그 자리 배치가 예전에 우리 드라마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시면 장그래 말단사원의 책상 배치가 딱 그렇게 돼 있어요. 복도 쪽에 있고 차장님 쪽으로 모니터가 향하게 돼 있는.

◇ 정관용> 딴짓을 못하는 거네요.

◆ 유현준> 딴짓을 할 수가 없죠. 계속해서 감시를 당하는 그런 공간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되게 피곤해진 거죠. 시간에 맞춰서 살아야 되는 것도 있고 감시의 눈도 많고.

◇ 정관용> 피라미드 구조랑 비슷하다고 보겠네요. 맨 밑이 넓고 위로 올라갈수록 좁잖아요. 좁은 제일 꼭대기에 부장님이 앉아서 자기 밑으로 모든 사람을 다 볼 수 있게 이렇게 방사형으로 펼쳐놓으면. 그런 구조 아니에요, 기본 사무실 구조가?

◆ 유현준> 기본 사무실 구조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시선이 모이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권력이 많은 사람들의 자리라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요즘은 변화가 있잖아요, 그런데?

◆ 유현준> 사무실에 따라서 자기 자리를 안 만드는 그런 데도 있어요. 그래서 자유좌석제 이런 것들도 하는데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반반이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도 반. 특히 말단사원 경우에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되게 특이했던 게 좋은 자리가 있잖아요, 항상 창문 등지고 앉는 자리를. 자기가 아무리 아침 일찍 와서 거기 자리를 잡아도 3일 연속으로는 거기 앉기 미안하다는 거예요, 눈치가 보여서. 그리고 협업을 할 때 자기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어디 앉아 있는지 아침마다 파악을 해야 되고 무엇보다도 심리적으로 독일에서 연구한 결과인데 사람들은 자기 자리가 있을 때 더 안정감을 느낀다는 거예요. 그래서 완전히 자기 자리가 없는 것은 좀 불안해한다.

◇ 정관용> 그렇게 자유이동좌석으로의 변화 이전에 아까 말씀하신 그런 감시형 사무실 시스템에서 조금 변화를 준 게 이렇게 저렇게 칸막이, 파티션 이런 것들을 좀 두기 시작한 거 아닌가요?

◆ 유현준> 그건 사실 맞습니다. 자기만의 프라이버시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 칸막이 높이가 어떻게 보면 그 조직의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허용하느냐의 척도로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 설계사무소 같은 경우에는 칸막이는 없어요. 그런데 대신에 이 친구들이 칸막이가 없으니까 모니터를 큰 걸 여러 개를 사요. 그래서 거의 그거를.

◇ 정관용> 모니터가 칸막이가 되는 거군요. 대신에 그 모니터를 상급자가 들여다보지 못하는 방향으로 틀어놓고.

◆ 유현준> 가급적이면 앵글을 그렇게 틀려고 하죠.

◇ 정관용> 그렇죠. 왜 칸막이를 안 해 주세요?

◆ 유현준> 일단 좁아 보여서 안 합니다, 저는.

◇ 정관용> 감시하려고 안 해 주시는 거 아니에요?

◆ 유현준> 저는 감시할 틈도 없어요, 별로. 그런데 감시라기보다도 이게 칸막이를 너무 나누게 되면 안 그래도 좁아 보이는 조그마한 사무실인데 너무 좁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부분이 좀 불편해요, 저는.

사무용 칸막이 (사진=연합뉴스 제공 / 11번가)

◇ 정관용> 꽤 오래전 연구입니다마는 제가 그런 연구를 본 적도 있거든요. 그렇게 칸막이를 했을 때의 업무 효율과 그것이 없을 때의 업무 효율. 그럼 보통은 감시, 감독당하는 거 싫으니까 딱히 하급자일수록 칸막이를 원하는데 그래서 칸막이를 해 주면 업무 효율이 올라가느냐? 꼭 그렇지도 않더라 이런 연구들도 있었거든요.

◆ 유현준> 부장님이 좋아할 만한 연구네요.

◇ 정관용> 왜냐하면 칸막이가 생기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만 동시에 감시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딴짓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더라 이런 거 아닐까요?

◆ 유현준> 충분히 그런 거 있고요. 반대되는 연구도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유현준> 그러니까 너무 오픈돼 있으면 자기가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 주변 사람들이 시끄러워서 집중력이 흩어졌다가 다시 그걸 집중하려고 하는데 거의 한 45% 정도의 시간을 쓰고 있다. 그런 얘기도 해요.

◇ 정관용> 연구 결과가 많이 다르네요. 일의 성격에 따라 또 다를 수 있겠네요.

◆ 유현준> 제일 중요한 것은 그겁니다. 어떤 업종에 따라서요.

◇ 정관용> 어떤 업종 그리고 그 업종이 팀플레이를 위주로 하느냐 개인플레이를 위주로 하느냐 또 그 사람이 맡은 업무의 성격이 어떤 거냐 다 다르겠네요.

◆ 유현준> 다 다르죠. 관리자로 갈수록 사실은 자기 자리 있을 필요도 없고 랩탑만 들고 가서 서류만 결재해 줘도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훨씬 자기 자리에서 자유롭고 사실은 실제로 밑에서 프로덕션을 해야 되는 사람들은 또 그러지도 못하고 그런 차이는 있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높은 사람이 혼자만의 방에 틀어박혀 있던 곳에서 점점 높은 사람이 오히려 밖으로 나온다. 열린 사무실. 그래서 소통을 중시하는 이런 것은 하나의 유행처럼 또 있었어요, 한동안. 그렇죠?

◆ 유현준> 무늬 없는 사무실을 한다든지 투명한 유리로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많아졌죠.

◇ 정관용> 그러나 것은 효과가 있는 거 아닐까요. 그래도 소통.

◆ 유현준> 아무래도 소통에는 효과가 있겠죠. 그런데 현대 오피스 디자인 할 때는 사실은 제일 중요한 건 퍼블릭 스페이스죠. 그러니까 탕비실을 비롯한 우리가 공영공간으로 쓸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얼마나 잘 꾸며져 있는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건 뭐죠?

◆ 유현준> 그러니까 보통 일반적인 오피스에 가서 보시면 다 이렇게 자기 자리가 있고 회의실만 몇 개 있고 끝나는데 그리고 탕비실 같은 경우가 사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잖아요.

◇ 정관용> 그런데 아주 구석에 처박아놓죠.

◆ 유현준> 구석에 그냥 벽만 창문도 없는데 빨리 가서 커피믹스 타고 나오는 그런 정도로 돼 있는데 사실은 좋은 오피스일수록 그런 탕비실 같은 걸 아일랜드 키친식으로 만들어줘야 돼요. 그래서 얼굴을 마주볼 수 있게 해 주고 그리고 창가 뷰도 좋아서 사람들이 더 머무를 수 있게 해 주고 또 좋다면 바나나 같은 먹을 걸 두는 데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고 그런 경우도 있고.

◇ 정관용> 오래전이지만 회사 건물을 지을 때 대부분 구내식당을 지하에다 뒀어요, 초창기에는. 그러다가 제일 높은 스카이라운지층을 구내식당으로 하는 회사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이런 거 얘기하시는 거죠?

◆ 유현준> 맞습니다. 그게 제일 좋은 거죠. 누구나 쓸 수 있는 공간은 제일 좋은 뷰를 제공해 줘야지. 사실 그 공간을 제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괜히 제일 높은 층에는 높은 사람이 있어야 될 것 같다.

◆ 유현준> 그거는 구시대적인 생각인 거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서울만 보더라도 남산타워가 제일 높은 위치잖아요. 남산 플러스 거기다가 건물까지 하니까. 남산타워 꼭대기에 아무나 다 올라갈 수 있다라는 것은 그 얘기는 결국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그만큼 민주화된 거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 시점이 가장 높은 시점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시민이냐. 그러니까 그게 시민계층이냐 아니면 권력자냐. 대표적인 사례로 본다면 베를린에 있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있어요. 국회의사당 건물이 옛날 오래된 건물을 그걸 통일 독일이 되면서 만들었는데 거기 돔이 있을 거 아니에요, 유리로 된 돔이. 그 돔의 그걸 전망대로 만든 거예요. 밑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회의를 하고 위에서 국민들이, 일반 시민들이 내려가. 밑을 투명한 유리창으로 해서 거기를 감시할 수 있게 해 놨어요. 그러니까 바깥 뷰도 다 베를린 시내도 구경을 다 하고 그리고.

◇ 정관용> 의원들이 일하는 모습도 감시한다?

◆ 유현준> 그러니까 거기는 진정한 민주적인 공간인 거죠. 우리나라 국회의사당도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러네요. 또 최근에 파격적으로 사원복지를 한다더라 이런 회사들 최근에 TV 프로그램 같은 데 소개하는 거 보니까 정말 무슨 게임기도 설치해 놓고 그리고 소파 같은 것도 갖다놓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 직원들이. 이런 데들을 사무실에 거의 한복판을 차지하게 해 놓더라고요. 다 어찌 보면 미국의 구글 캠퍼스 이런 데서 배워온 거기는 하지만. 그런 건 도움이 되는 겁니까?

◆ 유현준> 그건 업종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게 만약에 집중력을 높이는 일만 해야 된다면 사실은 그건 별로겠지만 어쨌든 자기 업무시간이 아닌 혹은 자기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그런 거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오는 그런 것은 좋겠죠. 그리고 취침실 같은 거 있는 거 되게 도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디자인 하는 그런 것들은 항상 약간 누울 수 있는 데를 만들어놓거든요. 커튼을 쳐서 프라이빗하게 만들고 거기서 쉴 수 있게 하는 것들도 좋은 것 같고.

◇ 정관용> 가장 좋은 사무공간을 요약해서 정리한다면 유현준 교수가 보기에 어떤 겁니까? 어떤 요소들이 결합돼야 됩니까?

◆ 유현준> 일단은 자연을 많이 볼 수 있게끔 해 주면 좋을 것 같고요. 그런 자연의 접근성.

◇ 정관용> 참 도심숲에서 쉽지 않죠.

◆ 유현준> 그러니까 발코니를 많이 만들면 돼요.

◇ 정관용> 발코니. 요즘은 건물 안에 중정 두는 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 유현준> 그런 데도 있죠. 아모레퍼시픽 사옥 같은 경우에 중간중간에 큰 중정들이 들어가 있는 데도 있고요. 법적으로는 사실 저희가 발코니는 1m 넘게 뽑을 수는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 나가서 바깥공기를 마시면서 쉴 수 있게 해 주면 제일 좋을 것 같고요. 공용공간이 가급적이면 제일 좋은 공간이 있어야 될 것 같고 수평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만날 수 있게끔 너무 수직형의 공간이 아니고 여러 층으로 나눠지기보다는 그러니까 수평적으로 넓으면 좋을 것 같고. 만약에 도심 속에다가 만약에 큰 사옥을 짓는다면 몇 개의 복층 공간을 만들어서 가운데 만약에 아트리움 같은 걸 뚫는다든지 한다면 그러면 7층에서 6층도 보이고 건너편의 사람도 보이고 서로 마주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조금 더 이 공동체의식. 제가 말하는 밥상머리 사옥이라고 하는 건데. 마주보는 그런 공간 구조가 나오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말 머리를 써서 그런 사무실 설계를 하는 분들은 사람과 사람이 각 다른 부서에 있더라도 움직이면서 부딪힐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더라고요.

◆ 유현준> 그럼요.

◇ 정관용> 거기서 소통하도록.

◆ 유현준> 제약회사에서 실험을 한 게 하나 있어요.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느냐 봤더니 행동패턴이 쓸데없는 사람과 잡담을 많이 하더라. 그래서 옆의 부서 사람들하고 떠든다든지 아니면 우편 배달하는 사람들하고 떠든다든지. 그래서 되게 새로운 자극들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창의적인 환경이 되고 싶으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그런 평면구조를 짜줘야죠.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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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하면서는 또 달라지죠.

◆ 유현준> 그거는 되게 우리가 앞으로 관심 있게 봐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서 일을 하고서 본인은 그냥 업무만 완성하면 된다라는 가정 하에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저희가 시간을 맞춰서 불편하게 출근은 하지만 거기에 가는 것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되게 강해지거든요.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 사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과 정직원과의 구분이 모호해지거든요. 그러면 아마 고용주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점점점 프리랜서로 바꾸려는 성향이 생길 것 같아요.

◇ 정관용> 고용의 불안정성은 높아지겠군요.

◆ 유현준> 그렇죠. 그리고 많은 사실 대한민국 사회 안전장치라는 게 직장을 중심으로 많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의료보험제도라든지 연금제도나. 그런데 프리랜서의 퍼센테이지가 높아지면 사실은 일자리 안정성은 떨어지게 되고. 그래서 그런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리고 또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다 보니까 철저히 실적 위주로 평가하게 되면서 오히려 직장인들한테 나빠진다는 얘기도 많이 있더라고요.

◆ 유현준> 그 얘기해요. 팀장들한테 설문조사를 해 보면 재택근무해서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그러니까 어물쩡하고 묻어가던 사람들이 너무나 눈에 띄기 시작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사실은 전체라는 조직 하에서 약간 보호받던 장치들이 많이 없어지게 될 수도 있는 거죠.

◇ 정관용> 이제 새로운 변화. 재택근무까지 포함해서 사무공간의 업종별 어떤 새로운 모델이랄까. 이런 게 우리 모두가 같이 풀어야 할 숙제로군요. 건축 설계하시는 분들도 이 숙제에 크게 봉착하게 됐습니다.

◆ 유현준> 그런 고민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스페이스 오딧세이>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였어요. 고맙습니다.

◆ 유현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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