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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기대상 예약?' 호랑이 홀린 신민재의 신들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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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KIA와 홈 경기에서 LG 역전승의 물꼬를 튼 내야수 신민재. LG 트윈스26일 KIA와 홈 경기에서 LG 역전승의 물꼬를 튼 내야수 신민재. LG 트윈스
구단들의 지명을 받지 못해 육성 선수로 프로에 간신히 들어왔던 LG 내야수 신민재(28). 이제는 '쌍둥이 군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재간둥이가 됐다.

신민재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7 대 6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9번 타자(2루수)로 나선 신민재는 재치가 넘치는 주루 플레이로 결정적인 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5회말 번뜩이는 감각이 빛났다. 1 대 5로 뒤진 1사 2루에서 신민재는 KIA 특급 외인 선발 제임스 네일의 스위퍼에 서서 삼진을 당할 판이었다. 그러나 KIA 포수 김태군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흘렸다.

스트라이크 낫 아웃 상황. 김태군은 신민재를 태그하거나 1루로 송구해야 아웃 카운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김태군은 공을 주운 뒤 천천히 네일에게 던졌다. 이미 아웃으로 착각한 탓이었다.

천천히 뛰던 신민재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네일이 다급히 송구해봤지만 신민재의 발이 빨랐다. 네일은 어이 없는 표정으로 김태군을 바라봤지만 포수는 난감한 얼굴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이에 흔들린 네일은 후속 타자 홍창기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만루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박해민의 2루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가 되면서 2타점 적시타로 둔갑했다. LG로서는 행운의 안타였고, 이어 2사에서 문성주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LG는 4 대 5까지 추격했다. 시발점은 신민재의 만점 주루였다.

LG 오지환이 26일 KIA와 홈 경기에서 6회말 신민재의 안타와 상대 실책 때 홈을 밝고 있다. LG 트윈스LG 오지환이 26일 KIA와 홈 경기에서 6회말 신민재의 안타와 상대 실책 때 홈을 밝고 있다. LG 트윈스
김태군의 부주의일 수 있지만 신민재의 센스가 만든 장면이었다. 경기 후 신민재는 "포수가 공을 놓치면 나를 찍으러 와야 하는데 투수 쪽으로 걸어가더라"면서 "그래서 포수에게 안 보이도록 뒤로 돌아서 뛰었다"고 돌아봤다.

만약 달려가는 신민재를 김태군이 봤다면 1루로 송구했을 터였다. 그러나 신민재가 눈에 띄지 않게 뛰었기에 김태군의 방심을 유도한 모양새가 됐다. 신민재는 "포수가 투수에게 던지는 순간 전력 질주를 했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역전과 결승 득점 역시 신민재의 빠른 판단과 발이 만든 작품이었다. 4 대 6으로 뒤진 6회말 1사 1, 2루에서 신민재는 KIA 필승 불펜 전상현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KIA 중견수 최원준이 이 타구를 흘리면서 2루 주자 오지환이 과감히 홈으로 들어와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박해민이 다시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2루 주자 박동원이 홈으로 들어오는 동안 박해민은 상대 중계 플레이에 혼란을 주고자 2루로 달렸다.

KIA 내야진이 박해민을 잡으려 홈이 아닌 2루로 송구하는 사이 1루 주자 신민재가 다시 기민하게 움직였다. 2루는 물론 3루를 밟고 홈까지 파고든 것. 이에 KIA 유격수 박찬호가 다급히 송구했지만 간발의 차로 신민재의 홈 터치가 김태군의 태그보다 빨랐다. 비디오 판독 끝에 신민재의 역전 결승 득점이 확정됐다.

이에 신민재는 "3루를 밟은 뒤 보니까 해민이 형이 2루로 뛰고 있더라"면서 "그래서 2루로 공이 가면 홈에서 승부가 되겠다 싶어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김태군은 이 과정에서 왼손목 찰과상을 입어 교체됐다. LG는 신민재 역전 득점을 잘 지켜 7 대 6으로 이겨 2연승을 달렸다.

LG 발야구의 주축인 신민재(왼쪽)와 정수성 주루 코치. 연합뉴스LG 발야구의 주축인 신민재(왼쪽)와 정수성 주루 코치. 연합뉴스

신민재는 2015년 두산 육성 선수로 시작해 2019년 LG로 입단했다. 신민재는 2020년 68경기 타율 3할8리로 반짝했지만 대부분 대주자, 대수비 등 교체 멤버 신세였다.

그러다 신민재는 지난해 122경기 타율 2할7푼7리 78안타 28타점 47득점으로 깜짝 주전으로 도약했다. 특히 빠른 야구를 강조한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37도루로 2위에 올라 준족의 재능을 꽃피웠다. 삼성 시절 4년 연속 도루왕(2015~18년)에 오른 박해민(26개)보다 11개나 많았던 신민재는 LG의 염원이던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올해도 신민재는 29경기에서 벌써 8도루를 기록 중으로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2할9푼2리로 타격감도 올리고 있다. 신민재는 "최근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이 타구를 왼쪽으로 보내라고 하셔서 요즘 그쪽으로 치려고 했고, 계속하다 보니 결과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육성 선수 신화를 꿈꾸고 있는 신민재. 그가 더 많이 달릴수록 LG의 신바람도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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