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사망 1위 해놓고 왜 성공했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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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과 사망률로 보면 미국 사망자가 유럽보다 적어"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은 전세계 인구의 4%를 차지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는 전세계 사망자의 24%를 차지합니다. 이걸 놓고 어떻게 성공했다고 말하는 겁니까?"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 때 영국 영어를 쓰는 기자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던진 질문이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준비돼 있는 듯 대답했다.

"보시다시피 유럽은 초과 사망률이 28%가 더 높습니다…"

해당 기자가 말을 끊고 다시 물었다.

"인구는 4%, 사망자는 24%인 미국이 성공했다고 하는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질문을 받아 다시 장황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숫자를 보여드리는 겁니다. 이 숫자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어느 지점에 있는지 보여줍니다. 초과 사망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아닌 것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우리가 유럽의 초과 사망률 28% 보다 낮습니다. 전체를 봐야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총계와 합계를 봐야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망자와 코로나 검사를 비교해야합니다. 우리는 대응에서 유럽을 앞섰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한 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겁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매커내니 대변인이 말하는 '초과 사망'이라는 개념은 특정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보다 면밀하고 심도 있게 보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즉, 코로나 사망자로 '집계' 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사망자로 나중에 재분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서 특정 지역의 특정 기간 동안 전체 사망자를 집계한 뒤 과거 같은 기간들과 비교해서 증가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다.

팬데믹이 유행하는 기간에는 사람들의 왕래도 끊기기 때문에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예년보다 줄어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늘어났다면 그 것은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

가령 코로나로 의심되지만 병원을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숨을 거둔 사람들, 고통을 견디지 못하거나 신변을 비관해 자살한 사람들 가운데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있을 수 있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말한 대로 유럽의 초과 사망률이 미국보다 28%가 높았다면, 유럽에서 통상적인 죽음으로 보기 힘든 죽음의 비율이 미국보다 28%나 높았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유럽에서 코로나로 인한 죽음으로 분류될 수도 있는 죽음이 28%나 더 많았다는 얘기다.

사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날 거론한 '초과 사망'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 대응이 선진국에 비해 잘 됐다고 자화자찬할 때 자주 동원한 개념이다.

하지만 미국정부가 언급한 유럽과 미국의 초과 사망률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다만 미국 비영리 공공기관인 팩트체크닷오알지(FactCheck.org)가 지난달 이에 대해 팩트체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2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미국의 초과 사망자를 최소 174,930명과 최대 235,728명으로 집계했다.

유럽사망모니터 그룹(EuroMomo)이 발표한 올해 1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유럽의 초과 사망자는 204,634명이다.

유럽의 숫자(204,634명)와 미국의 중간값(205,329명)을 얼추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유럽은 100만명당 665명, 미국은 100만명당 622명으로 유럽이 7% 많다.

미국의 최소값과 비교하면 유럽이 미국보다 26% 많고, 미국의 최대값으로 비교하면 미국이 7% 오히려 많다.

하지만 팩트체크닷오알지 측은 유럽과 미국의 초과 사망자 발생 기간이 다르고, 미국의 초과 사망자 숫자 추정치도 그 폭이 크기 때문에 두 곳의 초과 사망률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결론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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