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회는 오는 14일부터 정부가 제출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늦지 않게 심사해야 추석 전 집행할 수 있고, 그래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긴급 민생대책의 '약발'이 들 수 있다는 공감대 속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통신비 지원책 등 각론에서 이견을 갖는다. 한쪽은 속도전을, 한쪽은 꼼꼼한 검증에 방점을 찍으면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제출안에 별 문제 없다는 여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설계한 추경안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감염병 재유행과 집합금지 명령으로 피해가 '특히' 컸던 이들에게 지원을 몰아주겠다는 당 지도부 취지가 정부안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장에선 형평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개인택시 사업자가 받는 혜택을, 비교적 사정이 열악한 법인택시 기사는 못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제기된다. 물론 이들 가운데 소득이 줄었다는 걸 증명할 경우 별도 지원이 가능할 여지도 있다고 한다.
여당은 혹시 정부가 빠뜨린, 사각지대가 있는지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살펴볼 방침이다. 민주당 측 예결위 간사를 맡은 박홍근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거의 전 국민 절반 이상이 지원을 받도록 촘촘히 짜인 것 같지만 보완책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혈세 낭비 막겠다는 야당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보수야권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당장 국민의힘 측은 추경이 사실상 전액 국채로, 즉 나랏빚으로 꾸려진다는 데에 반발한다. 때문에 혈세 낭비 방지를 목표로 이른바 '현미경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예산에서 아직 지출되지 않았던 항목을 조정할 방안을 더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일자리 관련 사업 등 본예산과 지난 3차례 추경안에서 연거푸 담겼던 항목이 또 들어간 것도 문제 삼을 방침이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통화에서 "추석 앞두고 선심성으로 뿌리면서 고객이 감동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피해가 직접적인 부문에 더 많이 지원하거나 사각지대를 추가 발굴해서 도움 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포퓰리즘 통신비" VS "안 받는 것보단 낫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추경안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통신비 지원책이다. 13세 이상 전 국민에 통신비 2만원씩, 이동통신사를 통해 지원하겠다는 방안이 갑자기 끼어들면서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우려는 여야 양쪽, 나아가 시민사회에서까지 교차한다. "자녀 용돈 수준으로 포퓰리즘 본색 드러냈다(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승수효과 없을 것(이재명 경기지사)", "원칙과 기준이 모호하다(참여연대)"라는 식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정의당이 4차 추경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여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정의당은 보편지급을 주장하며 추경을 더 늘려야 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대표는 "최대 200만원 지원으로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금이라도 추경을 늘려 전 국민 재난수당 지급을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대해서도 "1조원 가까이 되는 돈이 시장에 풀리는 게 아니고 고스란히 통신사에 잠기는 돈"이라며 "소비진작도 경제효과도 전혀 없는 이런 예산을 정의당이 그대로 승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일단 "취소할 계획은 없다(박홍근 의원)"는 입장이다. "부족하지만 안 받는 것보다는 낫다(안민석 의원)"는 반응도 나온다.
때문에 앞으로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격론이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일 경우 앞서 3차 추경때와 같이 야당이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본회의 원칙적 합의…격론 예상이번 4차 추경안은 14일 정세균 국무총리 제안설명 뒤 각 상임위에서 논의된다. 이후 예결위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 오른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24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물론 의사 일정은 계속 협의 중이다. 민주당은 일정을 더 당길 것을 국민의힘에 요구했지만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