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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이념 탄압?"…코로나19 걸린 그들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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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순·신혜식 등 유튜브 통해 '음모론' 제기
"바이러스로 이념 탄압" "정부 때문에 걸려" 등
文 "미안해하고 사과해야 하는데 적반하장"
전문가 "가짜뉴스가 방역시스템 붕괴할수도"

병원에서 라이브 방송 중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왼쪽)와 '신의 한 수' 신혜식 대표(사진=자료사진)

 

"정부가 바이러스로 이념 탄압을 한다",

"정부 때문에 걸렸다"

"(확진돼도) 치료받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난 28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978명, 8·15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294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수 성향 단체를 중심으로 이 같은 '음모론'이 제기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상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가짜뉴스', '음모론'을 퍼트리면서 일부 시민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무증상 환자까지 다 집어넣어, 이를 이용해 탄압"…확진 후 '적반하장'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부대' 주옥순(64)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주옥순TV 엄마방송'을 통해 본인이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재인 머리에는 종교가 영업장으로 보이나봐 ㅠㅠ??'라는 제목의 실시간 방송을 약 50분간 진행한 주씨는 "남편도 그렇고, 저도 별로 증세가 없이 약간의 몸살기밖에 없었다"면서 "어쨌든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에 들어와 룰(규정)을 지켰는데, 어제 최종적으로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에게 당장 퇴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사가 오는 31일쯤 퇴원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이 정한 퇴원 기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발병 10일이 지난 후 증상이 호전되거나 무증상 상태를 유지한다면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다. 주씨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주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이 나왔다고 말하는데, 이건 무증상 환자까지 다 집어넣어서 그런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 이렇게 계산을 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를 이용해 탄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한민국을 사회주의로 만들기 위해 기독교를 압박해서 교회를 흩어버리려 하는 게 목적"이라며 "코로나를 이용해 기독교를 탄압하는 건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음모론을 펼쳤다.

129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신혜식 대표 또한 광화문 집회 참석 후인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 대표는 이후 병상에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왜 특정 집단만 조사하나. 우파들은 죄다 격리 조치시키고. 이낙연 (전) 총리는 막 돌아다니게 한다. 서로 기준이 다르며"며 "코로나 걸린 게 죄인가. 정부 때문에 걸린 거 아닌가"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어 "치료받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검진도 안 하고 앉아 있다. 이럴 바에 집에 있는 게 낫다. 왜 국민을 못 믿나. 잠재적 범죄자인가. 집에 있으면 다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나. 선진국에서도 이렇게 안 한다"고 정부 당국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그는 퇴원 후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하면서 추가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8일 "이게 격리인가. 치료도 안 해주고 상태도 안 봐주고 시간만 지나니 나오라(했다)"며 "10일 격리 이후 나왔지만 양성·음성 검진을 받아서 나온 게 아니라 시간이 돼서 나왔다"고 밝혔다.

신 대표의 퇴원 이유에 대해 방역 당국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文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적반하장"

문제는 이들의 음모론이 그대로 시민들에게 전달되면서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신 대표가 진행한 방송의 경우 약 29만 회 시청됐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감기 걸렸구나", "우파 잡을려고 악 써고(쓰고) 있다", "병원에 가둔 것은 교회를 탄압하는 것이며, 해당 유튜브 방송을 탄압하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주씨 방송 또한 공개 이후 1시간 만에 약 1.2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는 댓글을 통해 "문재인이나 민주당이 지지율 떨어지니 코로나 팔이로 또 한 몫 챙긴 것"이라며 "불리하면 코로나 확진자 늘리는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짜뉴스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특히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있다"며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그 확진자가 1천여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명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되었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 소리를 치고 있다"며 "여전히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집회 참가 사실이나 또는 동선을 이렇게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음 날 8·15 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랑제일교회 측 공동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은 본 교회와 전광훈 목사를 콕 집어 '방역 협조 거부, 방역 방해, 1천명에 이르는 누적 확진자'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특정 국민, 교회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수사와 재판에 대해 ‘무죄추정원칙’이라는 헌법 대원칙을 완전히 깨고 유죄인 것으로 단정해 국민에게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GH변형 바이러스의 확산 책임을 한 사람의 목사나 교회라는 종교 집단에 돌리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로나19 GH바이러스가 이미 지난 5월 '이태원 집단 감염' 사태부터 퍼지기 시작했으며, 방역 당국이 그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피해자가 나온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정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초 이전에는 S, V형 바이러스가 다수였고 5월 이후에는 GH형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하고 있는 것일 뿐, 이태원 집단 감염과 광화문 집단 감염 간의 연결고리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15 광복절 맞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가짜뉴스는 방역시스템 완전히 붕괴할 수도"…정부 "엄정 대응"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짜뉴스가 시민들한테 혼선을 주는 것을 넘어 정부의 방역 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유튜브 특성상 본인이 믿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을 더 강화해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찾아서 본다"며 "점점 더 자신의 이념으로 공고화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가 들어와도 믿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나중에는 방역 당국의 얘기를 전혀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 당국이 '검사 받아야 한다'고 얘기해도 전혀 지키지 않는다"며 "그 사람들이 그냥 돌아다닌다면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패악을 일으킬 수 있다. 방역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뿌리 뽑기 위해 정부도 본격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경찰청 등과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해 가짜뉴스를 신속하게 삭제·차단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또한 시민단체로부터 관련 고발장을 접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는 주옥순 대표와 신혜식 대표를 허위사실유포·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지난 27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감염병예방법 등 위반 혐의로 전광훈 목사도 포함됐다.

오 대표는 "광화문 집회를 열어서 코로나19를 확산한 주범인 전광훈 목사와 유튜버 주옥순·신혜식 씨를 1차 고발하고자 한다"며 "(이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 국민 혈세로 치료해서는 안 된다"고 이들을 엄벌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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