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 사진)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에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김성 부위원장이 출석해 "헬기사격은 분명히 존재했다"고 증언했다.
24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 8 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김성 부위원장이 검사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러나 전씨 측이 신청한 특조위 관계자 2명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두환씨도 이날 재판에 재판장의 불출석 허가에 따라 출석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결론 내린 특조위의 보고서는 조사와 확인 과정을 거쳐 채택된 것으로 헬기사격은 존재했다고 증언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조위는 60만 페이지에 달하는 과거의 기록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탄흔 분석, 목격자들의 증언들을 바탕으로 1980년 5월 광주 전일빌딩과 송암동, 광주천 등지에서 500MD와 UH-1H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AH-1J 코브라 사격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과거 기록을 검토해 보면 헬기 사격을 지시한 작전명령이 조종사들에게까지 하달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헬기 조종사들은 사격행위를 부인했지만 이는 거짓 진술로, 당시의 여러 기록과 증언, 현장 조사를 토대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결론 지었다"고 특조위 보고서에 대해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전씨 측 변호인은 김 부위원장을 상대로 특조위의 보고서가 제대로 된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신문을 펼쳤다. 전씨 측 변호인은 '검증 미흡'을 주장하며 특조위 보고서를 탄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특조위는 5·18 당시 헬기 사격과 공군 전투기 출격 대기 의혹에 관한 조사를 하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출범했다. 특조위는 이듬해 조사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재판장은 이날 불출석한 특조위 관계자 2명에 대한 소환장을 다시 발송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형사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