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들기]촬영 땐 마스크 '미착용' 연예인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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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세 명 확진에 촬영 중단 드라마·예능만 6개
확진자 접촉 배우들 일부 음성 나왔지만 자가격리
JTBC는 수도권 촬영 예정 드라마들 일시 중단
드라마 관계자들 "방역 철저히 했는데도 확진자…허탈하다"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 "지금까지 안 터진 게 기적…전면 축소만이 답"
"마스크 쓸 수 없는 출연자들 감염 취약…출연자 거리두기 고려"

'파고들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 깊숙한 곳까지 취재한 결과물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간단명료한 코너명에는 기교나 구실 없이 바르고 곧게 파고들 의지와 용기를 담았습니다. 독자들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통찰을 길어 올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 서성종, 허동원, 김원해. (사진=뮤지컬 '빨래', 에이스팩토리, 자료사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송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잇단 촬영 중지에 향후 집단적 연쇄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촬영이나 분장 시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감염 위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작은 지난 19일 KBS2 월화드라마 '그놈은 그놈이다'를 촬영한 배우 서성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부터였다. 이후 서성종과 함께 연극 '짬뽕'에 출연하는 배우 허동원, 김원해 등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연쇄 감염이 현실화됐다. 특히 허동원은 최근 KBS2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에도 출연한 바 있다.

확진자는 단 세 명뿐이지만 그 파장은 엄청났다. 허동원과 동선이 겹친 '도도솔솔라라솔'의 배우 고아라와 서이숙, 허동원과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분장사, 밀접 접촉한 오만석, 김원해와 접촉한 김희정 등은 모두 20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도도솔솔라라솔'의 이재욱·예지원 등은 허동원과 동선이 겹치지는 않지만 만약을 대비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오만석, 서이숙, 김희정 등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고아라와 이재욱·예지원은 아직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촬영은 안갯속에 빠졌다. 확진자가 나온 '그놈은 그놈이다'와 방송을 앞둔 '도도솔솔라라솔'은 촬영이 전면 중단됐다. 김원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촬영했던 tvN 드라마 '낮과 밤'도 21일 촬영을 중단했다.

오만석이 나오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장르만 코미디'는 20일 촬영을 멈췄다. 서이숙은 '도도솔솔라라솔' 외에 tvN 드라마 '스타트업'도 동시 촬영 중이라 '스타트업' 촬영 역시 중단됐다. 김희정이 촬영 중이었던 JTBC '경우의 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음성 판정을 받는다 해도 재검 시 양성이 뜰 가능성도 있어 원칙상 코로나19 의심환자는 자가격리 2주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이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확진자 동선이 겹치는 배우·스태프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물론, 자가격리 해제에 따라 촬영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

출연 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은 KBS 2TV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와 '도도솔솔라라솔'. (사진=KBS 제공)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JTBC는 21일 수도권 촬영이 예정됐던 드라마 촬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JTBC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수도권 촬영 드라마인 '18어게인' '경우의 수' '사생활' '런온' '라이브온'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촬영을 일시 중단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밀집된 공간에서는 최소 인원으로 촬영을 진행하고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 나름대로 방역 수칙을 지켜왔던 관계자들 입장은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촬영팀 전용 카톡(카카오톡)방이 있다. 거기에 오늘 최소 인원만 입장해 달라고 공지까지 띄운다. 발열 체크는 물론이고, 마스크 벗지 않고 카메라 잡는 건 기본이다. 많은 인원이기에 오히려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보통 스태프만 100명이 넘으니 대인원이다. 그렇지만 방역 예산이 있을 정도로 많은 비용까지 들여 엄격히 관리해 왔다. 그러니까 코로나19 감염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지금 매니저들도 현장 출근 아니면 다들 무조건 재택이다. 노력을 쏟아부어도 이런 상황이 되니 솔직히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가장 감염에 취약한 존재는 연예인들로 꼽힌다. 헤어, 메이크업 등 촬영이나 공연을 준비하는 분장 과정과 본 촬영 또는 공연 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면 얼굴도 가려지고 말도 잘 안들리니 콘텐츠가 효용 가치를 가지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니저가 확진이 나면 제일 걱정이다. 하루 종일 연예인과 붙어 있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그래도 스태프나 매니저는 마스크 착용이 가능한데 연예인들은 촬영하거나 분장할 때 무조건 벗으니 아무래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주연급 배우라도 감염되면 정말 모든 현장이 마비되는 거라 가시밭길을 걷는 기분"이라고 마음을 졸였다.

현재 정부는 19일 자정부터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실시 중이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집합·모임·행사는 금지됐다.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도 중단됐다. 수도권 소재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제외한 모든 모임과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연쇄 감염이 확산 중인 연예계 촬영·공연 현장에는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공연을 비롯해 촬영·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조언한다.

이재갑 교수는 "사실 지금까지 터지지 않은 게 기적이었다. 유행이 적을 때는 괜찮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갑자기 카페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것과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느슨해진 것도 있고, 밀집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다. 숨어 있는 감염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니 공연, 촬영 등은 대폭 줄여야 한다. 촬영 스태프들도 전반적으로 최소 인원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 축소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연예인들의 연쇄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출연자간 거리두기, 출연자 인원 축소 등 대책이 절실하다.

이 교수는 "현장에서는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전문가가 보기에는 구멍이 많더라"면서 "출연자들 마스크 착용이 안 되는데 결국 그 중 한 명이라도 감염된 상태라면 모든 출연자가 격리된다. 이제는 세트장 구성에서 출연자간 거리를 두게 하거나 출연자 숫자 자체를 줄여야 하는 부분까지 고려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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