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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던진 그물에 새끼 낳기 직전 익사…돌고래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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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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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서울대·제주대·인하대 등 해양보호생물 공동부검 진행
연구진 "혼획돼 익사하는 등 인간 활동으로 죽었을 가능성 높아"

상괭이.(사진=연합뉴스)

 

"새끼를 낳기 직전 그물에 걸려 익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제주 해상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와 상괭이, 참돌고래 등 해양보호생물종이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고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서울대, 제주대, 인하대 등은 20일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해양보호생물 공동부검을 했다.

이날 오전 부검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와 상괭이, 참돌고래 사체 중 냉동 보관하고 있던 각 1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검 결과 3마리 모두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죽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이 중 상괭이는 암컷으로 자궁이 열려 있던 상태로 출산이 임박한 상황이었지만 그물에 걸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상괭이 배 속에 있던 새끼는 수컷으로, 온전히 자란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 상괭이 폐에 포말이 가득한 것으로 미뤄보아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돌고래는 포유류로 아가미가 없어 숨을 쉬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가야 하지만, 그물에 걸린 탓에 물 위로 나오지 못한 것이다.

실제 상괭이는 평소 1분에 2∼3회 물 위로 나와 호흡하고 먹이를 잡을 때는 최장 4분까지 잠수한다.

이 상괭이는 임신해 면역력이 약해졌던 탓에 몸 곳곳에서 기생충도 다수 발견됐다.

남방큰돌고래 역시 그물에 걸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영란 WWF 해양보전팀장은 "남방큰돌고래를 부검해 보니 식도부터 위까지 오징어와 참꼴뚜기가 가득 차 있었다"며 "죽기 직전까지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심각한 질병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물에 혼획돼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참돌고래는 등 부위에 근육부터 시작한 심한 출혈이 발견됐다.

참돌고래의 등 절반 이상을 차지한 피멍 같은 출혈은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이 참돌고래가 선박 등에 부딪혀 죽었을 것으로 봤다.

세계자연기금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심층 검사를 추가로 해봐야 알 수 있지만, 인간 활동에 의한 피해를 당한 것은 분명하다"며 "이번 부검을 통해 해양보호생물종이 인간 활동으로 어떤 피해를 보고 있는지를 조사해 해양생태계가 건강하게 보전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또 다른 상괭이 3마리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이어 21일에는 바다거북에 대한 부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제주도 연안에서만 12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해 남방큰돌고래를 가까운 장래에 멸종 가능성이 높은 준위협종(적색목록)으로 분류했다.

상괭이는 국내 토종 돌고래로 서해와 남해에 주로 서식한다. 제주에서 살아 있는 상괭이가 발견된 적은 없으며, 대부분 죽은 채 연안에 밀려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상괭이는 개체 수 감소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종, 우리나라에서는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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