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태릉골프장 개발에 '들썩'…대통령에 주민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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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록 노원구청장 "저밀도·교통·자족·공원" 4가지 요구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인근 지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일 '서울 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노원구가 정부의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 주민들의 의견을 담은 서한문을 보냈다.

이번 '확대 방안'에 포함된 육군사관학교 태릉골프장 부지는 총 83만㎡ 규모로 정부는 이곳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날 서한문에서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아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은 평생의 소원이고, 서울에 사는 한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년 넘게 걸리는 현실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고심 끝에 대통령님께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

노원구가 밝힌 제안은 크게 3가지로 △저밀도 주택공급 △태릉골프장 부지의 50% 노원구민에 환원 △획기적인 교통대책 먼저 수립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 등이다.

세부 내용에서 오 구청장은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800만㎡ 부지에 주택 3만 8천 세대를 건립하는 것에 비해,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 세대를 건설할 경우 주택 단지가 매우 고밀화되어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며 노원구 주민들에게 분양물량의 일정 부분을 우선 공급해 노원구민들이 쾌적한 새 아파트에서 살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 태릉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 호수공원, 분당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해 노원구민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덧붙였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사진=노원구 제공)

 

오 구청장은 또, 부지 인근에 남양주 별내지구, 다산 신도시, 구리시 갈매지구까지 개발되면서 화랑대역과 태릉입구 사거리, 북부간선도로의 상승 교통정체 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며, "태릉골프장 주변의 도로망을 획기적으로 신설·확충하는 광역 교통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트램 운영, 그리고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의 세밀한 교통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현재 추진중인 노원에서 강남까지 8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GTX-C 노선의 조기착공, 수서에서 의정부까지의 KTX 연장, 노원에서 강남까지 13분 이내에 주파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서둘러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 육사 이전 문제는 빠졌지만, 주민들은 주택 공급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 결국 육사 부지까지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노원구는 육사 이전이 현실화 되면 이 부지 일대에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를 구축하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오 구청장의 생각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구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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