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위 권고안 비판글에 현직 검사 200여명 실명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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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김후곤·박재억 이어 신참 검사도 가세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권고를 한 것과 관련해 공개발언을 자제하던 일선 검사들이 실명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김남수 서울중앙지검(43·사법연수원 38기) 검사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개혁위 권고안에 대한 비판 글에 210개가 넘는 지지 댓글이 달렸다. 다음주 검찰 인사를 앞둔 민감한 시기지만 검사장급부터 로스쿨 출신 신참 검사들까지 실명으로 비판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후곤(54·25기) 서울북부지검장은 "하루하루 사건 처리를 위해 고생하는 후배들이 밤새 고민하며 이런 글까지 써야 하는 현실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김 검사의 글에 댓글을 남겼다. 이어 "법무부도 일선 검사들의 충정 어린 목소리를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으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김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조국 법무부 장관 당시 대변인을 지낸 박재억(49·29기) 대구지검 포항지청장도 "검찰 구성원 대부분 마음의 중심이 국민을 향해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을 보탰다. 현재 서울남부지검 공보관인 이영림(49·30기) 검사는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분개하면서도 그 방식에 기생하려는 몇몇 인사들 또한 검사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최근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레드팀(red team)' 역할을 맡아 초기 수사를 검증했던 박영진(46·31기) 대검찰청 형사1과장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박 과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우리가 중대한 일에 대해 침묵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종말을 고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며 "그 침묵을 깨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50·29기) 수원지검 여주지청장도 "동의하고 깊이 공감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검사의 글 이후 박철완(48·27기) 부산고검 검사도 같은 취지로 글을 올렸고 이날은 임관 4년차인 홍영기(34·변호사시험 6회) 대구지검 경주지청 검사가 권고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홍 검사는 "지금까지 외쳐온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실상은 '검찰의 법무부화'를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처음부터 절실히 필요했던 것은 '검찰의 탈법무부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고안 내용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개별 평검사들에게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갖게 된다"며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라는 제목 하에 (이런) 안을 만드는 것은 (검찰청법) 개정 목표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여권 인사인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1994년부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검찰개혁을 논의했지만 그동안 논의한 방향과 엇박자가 나는 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논평을 내 이번 권고안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영훈 개혁위 대변인은 '검찰총장만이 아니라 현재 제한범위가 없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한도 일부 통제해 전반적으로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한 방안'이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지만 검찰 안팎의 비판 여론은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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