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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 주담대 1%금리, 현실에도 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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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일대 은행 둘러봤더니 "주담대 1% 없습니다"
최저금리 평균 2.5%내외, 우대 조건 다 충족해야
우대 조건 조금이라도 미달되면 바로 금리 인상
갈아타기는 대출금리 연 1% 이상 차이나면 고려해봐야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연 0%대로 떨어졌고요. 마침내 주택담보대출도 최저 1%대 금리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주담대 1%대 기사에는 '말도 안된다'는 반응 일색이었습니다.

"O마트의 '킹크랩'같은 대출이네, 막상 내가 은행 가면 안되니까"부터 "은행 가서 기사보고 찾아왔는데 1%대 대출 보여주세요하면, 기사 내용과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기사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 은행에서 1%대 주담대 금리는 가능한 걸까요? 여의도 일대의 주요 5대 은행을 돌아봤습니다.

 

NOCUTBIZ
1. 1%대 주택담보대출의 등장, 어디?

주요 은행 가운데서 처음으로 연1%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왔다는 소식이 지난 16일 전해졌습니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연계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0.17~0.18%포인트 내린 은행이 이날 세 곳이나 나왔거든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인데요. 이렇게 인하되면서 농협은행은 최저금리가 1.96%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KB국민은행 최저금리는 2.21%, 우리은행은 2.36%였고요. 농협은행에서 1억을 빌리는 걸로 계산해보면, 최저금리 연 1.96%을 달(月)로 나눠보면 한 달 이자로 16만원이 나간다는 거죠.

그런데 코픽스가 뭔데 이자가 떨어지냐고요? 코픽스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국내 8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지급 등 대출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불한 비용의 수준을 말하는데요. 이 코픽스가 뼈대가 되고요.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내 대출금리가 결정됩니다. 그러니까 '주택담보대출 금리=기준금리(변동금리일 경우 코픽스)+가산금리-우대금리'인데요. 가산금리는 쉽게 설명해서 은행의 원가와 마진을 더한 돈입니다. 우대금리는 여러 조건에 맞게 깎아준다는 거고요. 코픽스가 떨어지니 주담대 금리도 떨어진 것이죠.

2. 실제로 주요 5대 은행 갔더니 "1%대 금리는 없습니다"

21일 여의도 일대 주요 5대 은행을 가서 1%대 주담대 금리를 물어봤습니다. 먼저 1%대 금리가 나왔다는 농협은행. 주담대 1%대 금리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온 거라고 말하자 은행 담당자는 "2% 초반만 나와도 엄청 잘 나온 것"이라면서 "1%대라는건 기준금리를 말하는 게 아니겠느냐. 은행 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몰라서 1%대 금리가 나왔다고 하는 게 아니겠냐. 1%대 금리로 대출 받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2%초반의 최저 금리도 받으려면 우대 조건 총 3 가지를 채워야 했는데요. 첫 번째 거래 실적 우대 ①급여 이체 ②카드 사용 ③자동이체를 해야만 0.7% 할인이 됩니다. 이때 급여 이체는 매월 150만원 이상, 카드는 3개월에 2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요. 자동이체는 매월 8건 이상을 채워야지만 할인이 됩니다. 두 번째는 정책 우대로 ①LTV 40% 이하 ②단기 변동금리 우대 ③최초 신규 고객 ④농업인 우대 각각 0.2% 인하받을 수 있고요. 세 번째 상품우대로, 부동산 전자 계약을 하거나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0.1% 인하됩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거래 실적 조건 다 채우고 부동산 전자계약까지 한 거로 치면 최저 2.22%까지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농업인이라면 여기서 더 인하를 받으실 수 있겠죠.

KB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상담시 나눠준 자료(사진=홍영선 기자)

 

신한은행에서도 1%대 주담대 상품이 있냐고 하니까 "그런 상품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각 기준을 봐야 하지만 2.5%내외로 받을 수 있다고 했고요.마찬가지로 급여 이체와 카드 사용, 적금 등을 듣는 우대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최저 금액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도 이날 기준으로 2.5% 받은 사람이 최저라고 답했습니다. 역시 신용카드 사용, 급여 이체, 자동이체, KB스타뱅킹 이용, 적립식 예금 30만원 이상을 해야 최고 0.9% 할인을 받을 수 있고요. LTV 40% 이하면 연 0.2% 인하, 부동산 전자계약 우대가 0.2% 있었습니다. 대출 기간은 최저 15년 이상 최장 35년 이내, 5년 고정+ 변동금리였고요.

하나은행은 이날 기준으로 2.486%가 최저라고 했습니다. 주담대 1% 금리가 있다고 해서 은행에 왔다고 하니 "2.4%가 최저"라면서 "단연코 1%대 금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2.4%도 다른 은행과 똑같이 우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①급여이체 ②카드 30만원 이체 ③자동이체 3건 이상 ④적금 10만원 이상 ⑤주택청약저축 10만원 이상 ⑥하나원큐 모바일 앱 매월 월 1회 이체 거래가 우대 조건이었는데요. 급여 이체가 0.3% 인하로 가장 많이 인하가 되고 주택 청약은 0.2% 인하, 나머지는 각 0.1% 인하가 되고요.

마지막 우리은행에도 1%대 주담대는 없었습니다. 주담대 1%가 있냐는 질문에 해당 은행 관계자는 "1%대요? 주담대가요"라고 반문하며 "정부 상품이 아니냐, 어디에 그런 상품이 있냐"고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로2.6%가 최저금리고 각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여기서 더 낮아지거나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 우대 금리의 비밀

주로 은행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건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적금 등이었습니다. 각 은행의 정책에 맞게 추가 인하를 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보통은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우대 조건을 충족해 최저 금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조건을 조금만 채우지 않으면 중간에 금리가 인상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우대 금리 항목은 충족 여부에 따라 대출 신규 3개월 이후 매월 재산정돼 적용되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농협은행에서 전체 우대 조건을 충족시켜 최저 금리 2.22%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카드를 3개월에 200만원 미만으로 썼다면 금리는 0.25%나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어느 달에 자동이체를 8건 하지 않고 7건만 해도 0.20% 금리가 오르기도 하고요. 다시 충족하면 인하되지만 즉시 반영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놓치면 6개월~ 1년간 인상된 금리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따라서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수록 이자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지만, 더 자세한 조건을 살펴보고 비교적 조건이 간단하고 내가 쓸 수 있는 범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우대 항목 가운데 특이한 게 '부동산 전자계약 우대'였는데요. 말 그대로 부동산 계약을 종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전자기기에서 하는 걸 말합니다. 정부가 부동산 전자계약을 장려하면서 시중 은행들도 각종 할인 혜택을 내놓은 건데요. 부동산 매매를 할 때 공인중개사에게 부동산 전자계약 작성이 가능한 지 먼저 물어보고 우대 금리를 더 받는 게 좋겠죠.

당장 상담을 받을 건 아니고, 대략적으로 전체 금융사의 주담대 금리가 궁금한 분들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금융상품 한눈에'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주택가격과 대출금액, 대출 기간, 금융권역과 지역을 선택하면 각 금융사의 당월 최저금리가 검색 가능합니다.

(표=금감원 '금융상품 한눈에' 캡처)

 

4. 갈아타기는요? 주담대가 이렇게 떨어지는데, 갈아타야 할까요?

각자의 상황과 금리 인하 추이를 보고 판단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는 기간이 지났고 대출금리 1%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갈아타는 게 이득이라는게 금융업계의 조언입니다. 1억을 예로 들어봐도 1%면 100만원이기 때문이죠. 3년이 넘으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으니까 1년에 100만원 넘게 아끼는 셈이니까요.

무엇보다 현재 주담대 전액 중도상환 시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계산해보고, 그만큼의 비용을 들여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건지 스스로 판단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은행 홈페이지에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고 거래하는 은행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니 계산해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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