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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우스 왕자님? 빙그레 나라에는 성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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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팔로워 보유한 인스타 인플루언서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탄생시킨 조수아 차장 인터뷰

"차장님, 괜찮겠죠?"

보고용 서류를 정리하는 조수아 차장을 후배가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조 차장이 굳은 표정으로 미디어전략팀 문을 열고 나왔다.

똑똑.

들어오라는 낮은 목소리에 숨을 몰아쉰 그녀가 밝은 얼굴로 A 부장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인스타그램="" 기업="" 홍보="" 전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찬찬히 훑어보던 A부장이 고개를 들었다.

"그래..."

긴장된 얼굴에 급히 미소를 얹은 그녀가 A 부장을 바라봤다.

"캐릭터를 만든다고요?"

"네, 회사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아니고요, 인스타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 화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A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지 싫은지 알 수 없는 얼굴로 부장이 보고서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래요. 진행해 봅시다. 잘해봐요."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꽃게랑과 메로나가 꽂힌 봉을 들고 바나나맛 우유 왕관이 올려진 빨간 단발 머리를 흩날리는 빙그레우스는 그렇게 그녀의 기획안 안에서 탄생했다.

빙그레우스와 미디어전략팀 조수아 차장(사진 제공=빙그레)

 

NOCUTBIZ

빙그레우스의 풀 네임은 '빙그레우스 더 미시스'.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로 지난 2월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빙그레우스 창조자이자 빙그레 왕국의 설계자인 조 차장은 "댓글이 넘치는 인스타그램을 만들고 싶어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며 의인화된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인플루언서를 보면 가치관과 취향이 확고해야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들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이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의인화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53년 차 기업인 빙그레의 낯익은 제품들이 낯선 캐릭터의 '옷'을 입으면서 제품 호감도는 물론 기업 호감도도 급상승하고 있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9만 7000만명에서 빙그레우스 등장 이후 14만 1000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조 차장의 바람대로 댓글도 크게 늘었다. 100여개 안팎이던 댓글은 빙그레우스의 '셀카'와 '업무 인증샷' 등에 적게는 1천여개 많게는 2천개까지 달리고 있다.

빙그레우스 출생의 비밀…사실은 회사원이었다고?

인스타그램 캐릭터 초기 구상 당시, 빙그레우스 캐릭터는 회사원이었다고 한다.

조 차장은 "기업 제품 홍보를 위해서는 몰입도를 위해 직장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회사 대신 나라를 만들고 후계자가 제품을 열심히 광고하면 당위성이 있지 않을까 해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빙그레우스의 밑그림을 그린 뒤 광고기획사 <스튜디오 좋="">과 함께 자기애가 넘치지만 허당미 있는 빙그레우스를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해갔다.

빙그레우스를 시작으로, 빙그레 왕국의 세계관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메로나를 의인화한 '옹떼 메로나 브루쟝'과 투게더를 본딴 '두게더리고리경' 등이 탄생하면서 네티즌들의 호응도 뒤따랐다. '올 때 메로나'라는 유행어가 있는 메로나 공작은 인기에 힘입어 빙그레우스와 후계자 대결 구도도 형성됐다.

호위무사 '더위사냥'과 열쇠수리공 '끌레도르' 중 러브라인이 어느 쪽으로 이어지는지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빙그레 나라는 성별이 없어요. 빙그레우스도 후계자일 뿐 왕자님이 아니에요.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땐 여자 모습에 더 가까웠죠. 일에 몰입하는 깐깐하고 완벽주의자 성향에서 수정을 거쳐 현재 빙그레우스의 모습을 완성했어요."

조 차장은 "빙그레우스를 시작으로 인기 제품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인물 관계도를 만들었다"며 "댓글 반응을 보면서 캐릭터를 잡아나간다"고 말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빙그레우스의 '대박'으로 그와 알현을 원하는 제품도 줄을 잇고 있다. 임원들도 캐릭터가 새로 나올때마다 먼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빙그레우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당 굿즈와 이모티콘도 검토중이다. 빙그레우스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당장 다음달 출시된다.

조 차장은 "굿즈를 요청하는 네티즌들의 러브콜이 많다"며 "빙그레 왕국인 만큼 고급스럽게 가려고 한다. 10월쯤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빙그레우스는 다음달엔 TV 광고 '데뷔'도 앞두고 있다.

"빙그레를 기억할 수 있는 기업 광고를 만들고 싶어서 광고모델로 빙그레우스와 빙그레 왕국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로 했어요. 빙그레우스의 목소리를 연기할 뮤지컬 배우를 섭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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