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정원석 비대위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미래통합당 정원석 비상대책위원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섹스 스캔들"이라고 표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통합당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는데, 정작 지도부 회의에서 이같은 표현이 나오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통합당 정 비대위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은 서울시의 '섹스 스캔들' 은폐 의혹"이라며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는 저급하고 비겁한 행태는 여권의 젠더 감수성이 얼마나 가식적인지 알만 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스캔들'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스캔들(scandal)은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을 의미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현 사태 비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 위원은 회의 말미에 해당 발언에 대해 "아까 '섹스 스캔들' 관련해선 성범죄로 제가 규정하고 싶다"며 "피해 여성이 관계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여러 성추문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일부 비대위원들이 회의 도중 정 위원에게 종이 쪽지를 전달한 직후 해당 발언을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은 이날 회의 후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금일 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비단 박 전 시장뿐 아니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서울시 내의 각종 성범죄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박 시장 사태를 언급하면서 정 위원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내 한 여성의원은 통화에서 "이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범죄 사건"이라며 "스캔들이란 용어는 전혀 맞지 않다. 사태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용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