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9살 아동 여행가방 감금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동의 친동생도 학대를 당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와 경남여성변호사회 손명숙 회장은 15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가해자 A(여·42)씨의 첫 재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피해 아동의 친동생도 학대했다"고 밝혔다.
A씨의 재판을 지켜본 이들은 미리 준비한 고발장을 천안지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A씨는 9살 B군을 학대한 끝에 사망하게 해서 현재 살인 등이 혐의로 기소됐다"며 "A씨는 피해 아동의 동생 C군을 수차례 때린 신체적 학대와 정서학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C군은 숨진 형과 함께 201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부친과 A씨와 함께 살게 됐는데 이때부터 A씨는 나무로 된 매를 사용해 이들 형제를 수시로 학대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며 "C군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유도 모른채 맞아야 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벽에 구멍이 날 정도의 강한 타격으로 형제들을 학대했다"면서 "C군은 발바닥을 맞아 새끼 발가락에 멍이 들었던 것과 A씨가 때리는 매를 피해 벽에 구멍이 났다고 증언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C군은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을 정도로 당시 학대에 대해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형이 사망한 이후 경찰서와 검찰에 가서 이 같은 학대 사실을 진술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A씨를 아동학대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A씨의 첫 재판에서도 C군에 대한 일부 내용이 공소장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피해 아동의 친동생이 함께 살던 중 A씨의 체벌 등으로 인해 적응을 하지 못해 친모에게 보내졌다"며 실제 체벌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왼쪽)와 경남여성변호사회 회장 손명숙 변호사는 15일 천안 9살 아동 가방 감금 사건의 피해 아동 동생도 가해자 A씨에 의해 학대를 받았다며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사진=인상준 기자)
A씨는 이날 열린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 가운데 살인죄 혐의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아동학대와 특수상해 등은 인정하지만 살인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A씨는 지난달 1일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 안에 B군을 감금하고 가방에 올라 뛰는가 하면, 숨이 막힌다는 B군의 외침에 헤어 드라이어기를 이용해 뜨거운 바람을 가방 안에 집어 넣는 등 가혹행위를 해 B군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