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 위폐와 영정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故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엄숙히 치러졌다.
이날 영결식에서 조사를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라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한 인간의 죽음은 아무리 평범하고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애도받을 일"이라며 "오늘 수많은 서울시민과 주민들,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한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을 두고 "끊일 줄 모르고 샘솟는 창의적 발상과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하는 실천력과 헌신성에 항상 놀라고 탄복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 박 시장의 위패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재단 등의 시민운동가 활동과 세월호 유가족에게 진상규명 운동공간을 마련한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적 등을 언급했다.
백 교수는 "당신의 죽음 자체가 많은 성찰을 낳고 있다"며 "애도에 수반되는 이런 성찰과 자기비판이 당신이 사는 동안 일어났고 당신이 빛나게 기여한 우리 사회 엄청난 변화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사를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도 애도를 표했다.
이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살아왔다"며 "내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 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이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어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며 "친절한 원순씨라는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같은 시장으로 시민들 위해 열정 바쳐 일 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권 변호사에서 시민 운동가, 시장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은 너무나 크다"며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남은 일은 뒤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당신이 그토록 애정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돕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은 "제대로 된 위로 못한 채 고인의 손 놓아주려 하니 먹먹하다"며 "이제 서울시는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 가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공동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어 "우리에겐 시대를 앞서간 고인의 철학과 가치가 시대의 이정표로 남아있다"며 "시민존중의 정신이 있어 서울시는 모두의 안녕 위해 앞으로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시민대표 등 각계인사 100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묵념과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했다. 고인의 지난 발자취가 담긴 추모영상이 상영됐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추모곡도 연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