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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지휘권 박탈에 윤석열 고심, 내부선 법정싸움 카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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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검사장 회의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 불법·부당성 제기.
검사장들 추 장관 수사지휘 철회 재건의 제안 나오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 낮아
법무부, 검찰 소모적인 지휘 논란 장기화 가능성
검찰 내부에서는 장관이 검찰총장 징계시 법정 싸움 가능성도 제기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국 검사장 회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에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되면서 궁지에 몰렸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법무부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여전히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주말동안 검사장들의 의견을 보고 받은 윤 총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3일 대검찰청에 모인 전국의 검사장들은 오전 10시부터 9시간에 걸친 '릴레이 회의' 동안 이른바 '검언유착' 사태로 촉발된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CBS 취재 결과 다수의 검사장들은 추 장관의 지시에 위법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해 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는 추 장관의 두 번째 지시가 문제가 됐다. 이번 사건에서 총장의 지휘권을 배제해 버린 것이다.

추 장관의 지시가 법이 보장하고 있는 검찰총장의 지휘권 자체를 박탈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청법 12조는 "검찰총장이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관이 법과 충돌하는 지시를 내렸는데도 이를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총장의 임면(任免)권자가 아닌 장관이 총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월권이며 나쁜 전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사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수용 여부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장들을 소집한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기가 나부끼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사장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이 강제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벼랑 끝에 몰렸던 윤 총장으로서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전국의 검사들을 지휘하는 간부들이 한 목소리로 사퇴불가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도 수확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의견을 주말 동안 취합해 윤 총장에게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검찰내부 지지를 재확인했음에도 주변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도 여전하다.

전국 검사장 회의로 선택지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 사항의 전면 수용이나 총장직 사퇴 카드는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애시당초 윤 총장이 수사지휘 지시 뒤 곧바로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는 지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다만 어떤 식으로 총장 수사 지휘권 박탈 조치에 대처할 것인지는 여전히 난제다.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는 '수사팀이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도록 하라'는 지휘 철회를 건의하자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검사들은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검찰청법상의 규정이 근거가 됐다.

법무부가 거부하고 있지만 현재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아닌 제3의 수사팀을 특임검사에 임명해 수사를 진행토록 설득해야 한다는 일종의 '중재안'도 제시됐다.

문제는 이런 제안들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데에 있다. 자칫 장관과 총장 사이에서 수사지휘와 재건의가 수차례 오가는 '핑퐁게임'이 계속될 수 있다. 추 장관의 지시 내용에 일부 불법·위법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장관의 수사지휘권 역시 법에 명시된 규정이라는 점에서 총장이 마냥 '수용 불가'만 외치기에는 부담이 크다. 추 장관이 지시를 수용하지 않는 책임을 물어 총장에 대한 징계를 시도할 수도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렇다 보니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와 검찰간의 이견이 좁히지 않는다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장관이 총장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경우 법리적 충돌이 있는 사안인 만큼 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어느 쪽이던 윤 총장으로서는 '사활을 건'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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