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차에 강아지 방치한 견주 뒤늦게 고발…소극행정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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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 강아지 한 마리가 쓰레기와 함께 1년 동안 방치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한 강아지가 1년 넘게 차량에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이 확산하자[6.26 부산CBS노컷뉴스=쓰레기 가득한 차 안에서 1년간 방치된 강아지] 관할 구청이 해당 견주를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하지만 뒤늦은 고발 조치에, 해당 강아지가 여전히 방치된 상황에서도 구조나 격리 조치는 내리지 않으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구청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26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견주 A(30대·여)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운대구는 아파트 야외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쓰레기와 함께 1년가량 방치돼 있다는 신고와 민원 등을 접수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고발 조치했다.

강아지가 방치됐다는 신고는 23일 오전 0시 34분 112에 처음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차량 주인이자 견주인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로 연락하고 주거지까지 방문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해당 강아지는 지난 1년 동안 운전석을 제외하고는 쓰레기로 가득찬 차 안에서 오물을 뒤집어쓴 채 방치됐다는 게 신고자와 주민 주장이다.

경찰은 현장에 나온 동물보호단체 직원과 구청 담당자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고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와 같은 신고와 민원이 잇따르자 해운대구는 뒤늦게 관련 법리 검토에 나섰다.

애초 구청은 A씨가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고 주장했고, 직접적인 학대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며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견주에 대한 공분이 확산하고 강아지를 방치한 정황이 짙어지자 결국 경찰에 A씨를 고발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 강아지 한 마리가 쓰레기와 함께 1년 동안 방치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다만 강아지에 대한 구조 작업이나 격리 조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와 신고자, 주민 등은 오랫동안 방치가 계속된 만큼 서둘러 강아지를 구조하고 견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동물 학대 의심이나 정황만 가지고 견주에게서 강아지를 강제로 격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법리적인 검토를 거친 결과 해당 강아지 견주를 경찰에 고발했다"며 "다만 의심 정황만 가지고 견주에게서 강아지를 격리하는 등 강제력을 동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아직 격리나 구조에는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물보호단체는 명백한 학대 행위로 동물이 고통받는 모습이 확인됐지만, 구청은 책임 문제로 여전히 소극적인 행정을 반복하고 있다며 구청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Life) 심인섭 대표는 "구청 직원은 견주가 강아지를 데리고 있고 돌봐왔다는 이유만으로 구조 작업이나 격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오랫동안 방치돼 학대받았다는 증거가 명확한 이상, 사흘 이상 격리하고 강아지를 보호하면서 행정 조치를 결정하는 게 바른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 학대 의심이 짙은 상황에서 이처럼 주무관청이 소극적으로 나서면 과연 누가 나서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견주를 만나 설득하고 대화하할 기회도 충분히 있었지만 그 자리에는 담당 직원이 없었다. 강아지를 구조하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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