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자료사진)
여제자들의 '미투'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전주대학교 A교수가 135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 19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 A교수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고 20일 밝혔다.
A교수 측은 지난 18일 전주지법에 보석 신청서를 냈다. 재판 심리가 길어진다는 이유로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와 검찰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한 가운데 법원의 보석 허가로 A교수는 법정구속 된 지 135일 만에 풀려났다.
검찰 측은 재판부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항고는 법원의 결정이나 명령에 대해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위법임을 주장하고 상급 법원에 그 취소나 변경을 요청하는 것이다
검찰의 항고장 제출에 따라 법원은 A교수에 대한 보석 인용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전주대 교수 보석 사건 조회 (사진= 법원 홈페이지 캡처)
A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학생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9월 피해 학생들이 미투 폭력에 나서면서 알려졌다. 애초 4명의 학생이 피해를 알렸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단 2명의 사건만 공소 제기됐다.
지난 2월 5일 전주지법 형사 2단독은 강제추행 혐의로 A교수에 대해 징역 1년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복지시설 기관 취업제한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대학교 학과장, 입학처장 등을 역임하고 수업과 연출 등 배우 스태프에 참여해야 하는 학생들을 평가하는 업무를 해왔다"며 "이런 사정에 비춰보면 상당한 영향력 행사할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위증과 무고를 감수하면서까지 허위사실을 말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고인이 허벅지를 주무른 행위는 추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피고인이 성적 만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을 음해한다고 주장하며 과거 병력 등을 비난하는 행위 등은 과했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A교수는 1심 선고에 대해 "어떤 사회적 충격 현상에 의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추행과 연결시켜 프레임화하려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22일 전주지법 앞에서 이번 법원의 보석 판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권지현 성폭력치료예방센터장은 "권력형 성범죄는 증거주의와 함께 '성 인지 감수성'을 갖고 심리해야 한다"며 "전례 없는 보석 허가로 인해 피해자와 주변인들의 두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