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광주 시민이 대구 동부서방서에 건넨 손편지와 현금(사진=대구소방본부 제공)
40대로 추정되는 남성 1명이 대구의 한 소방서에 현금과 감사 편지가 동봉된 봉투를 남기고 사라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익명의 남성은 자신을 빛고을(광주)에 사는 시민이라고 소개했다.
20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0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에 있는 동부소방서 청사 사무실에 남성 1명이 들어왔다.
이 남성은 대뜸 "고생많으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흰색 봉투 2개를 던져놓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해당 봉투에는 각각 현금 152만 원과 자필로 쓴 감사 편지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남성은 편지에서 "저는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성"이라고 밝히고는 "강의료 전액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님들게 기부한다"고 적었다.
그는 "전국의 소방관님들 모두 수고가 많으시지만 아무래도 초창기에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서 더 힘드셨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기부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152만 원이 많지는 않지만 소방 용구가 필요한 소방관님께 유용하게 사용되길 기원한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기부자는 A4 용지 한 쪽짜리 분량의 편지를 "대한민국 소시민으로서 소방관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빛고을 보험설계사가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는 문장으로 마무리했다.
대구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당시 근무자가 봉투 내용물을 확인하고 급하게 밖으로 뒤따라 나갔지만 남성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현금은 기부자 뜻에 따라 소방(구급) 용품을 구매하는 데 쓸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