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도진(사진=CBS 제공)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이름을 알린 아이돌 출신 가수 이도진이 아픈 과거사를 털어놓는다. 이도진은 20일 밤 9시 20분 방송되는 CBS TV '마음이 모이는 모두의 거실'(이하 모두의 거실)에 출연한다.
'모두의 거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날 방송에서 이도진은 지난 2010년 아이돌 그룹 '레드애플'로 데뷔해 활동할 때부터 "통제된 생활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일단 함부로 말을 하면 안 돼요. 라디오 스케줄을 가서도 대본에 쓰여 있는 것만 딱 읽어야 하고요. 불만이 있었죠. 하지만 그런 불만을 꾹 누르면서 지내왔는데, 매니저들과 만나는 관계자마다 '트로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어요. 그때는 듣지도 않았죠. '아 무슨 소리예요. 내가 무슨 트로트야. 아이돌 하자고 지금 몇 년을 연습했는데….' 그러면서 웃고 넘겼어요."
아이돌 활동 중 스물여덟 늦은 나이에 입대한 이도진은 군 복무를 마무리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고 한다.
"제대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입대 전에 받았던 조언을 생각하며 트로트를 접해봤어요. 불러도 봤고 느껴도 보고…. 부를 때마다 깊은 울림이 오더라고요. 그러면서 기도를 했어요. 제가 늦은 나이에 진로를 바꿔도 되는지… 내 마음대로 선택하기보다는 하나님께 계속 조언을 구했던 거죠. 참 신기했던 게 직접적인 '응답'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게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만난 이가 가수 겸 목회자 윤항기의 아들인 작곡가 윤준호(주노)였다. 이도진은 그를 통해 지난해 노래 '한방이야'로 트로트 가수의 길을 택했다.
이도진은 "'미스터트롯'에 나왔던 친구들 겉모습은 다들 화려하잖나"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다들 저마다의 사연과 한이 있더라고요. 우승했던 (임)영웅 같은 경우에도 아버지가 아예 안 계셨고, 저도 비슷한 가정사가 있었어요. 부모님이 일찍 이혼해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아버지가 파킨슨병으로 투병해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거든요."
◇ "트로트 가사, 내 성장 과정과 딱 맞아 더 전달 잘 되는 듯" 그렇게 그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담담하게 고백해 나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아버지가 대소변을 못 가리시더라고요. 아버지의 대소변을 누나들이랑 직접 받았어요.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이 축구하자, 농구하자고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바로 집에 뛰어 들어갔어요. 아버지 식사 챙기고 기저귀를 갈기 위해서요. 그렇게 오래 투병하시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슬픈 마음과 함께 공허한 마음이 들었죠."
이도진은 "그때 누나들이 다시 힘이 돼줬다. 일찍 직장 생활을 시작한 누나 셋이 10만 원씩 모아서 보컬 학원에 등록했다"며 "그렇게 가수의 꿈을 키워나가다가 아이돌로 데뷔했고 지금 트로트 가수로까지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아이돌 활동할 때는 '사랑해' '좋아해' 이런 가사만 부르다가 지금은 '너무합니다' '너무 섭섭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는 가사를 부른다"며 "이게 내 성장 과정과 딱 맞아서 더 전달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버지 병간호를 안 하고 교회에서 울며 기도하던 누나들의 모습이 이해 안 갈 때도 있었지만, 누나들의 전도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목사인 매형이 담임하는 작은 교회에서 찬양 인도를 할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음 세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과 사역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