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와 손혁 감독 (사진=연합뉴스)
타율 0.379은 KBO 리그 3위, OPS(출루율+장타율) 1.080은 리그 4위. 개막 38경기 만에 때린 홈런 6개는 이미 자신의 한시즌 최다 기록과 같다.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 이정후의 2020시즌 성적표다.
이정후는 지난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4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는데 유일한 타점이 키움의 4대3 승리를 이끈 9회말 끝내기 안타에서 나왔다.
손혁 감독은 18일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정후가 잘 치기는 하는 것 같다. 수비가 없는데로만 잘 치는 게 신기"하다며 웃었다.
손혁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보면 동체 시력이 참 좋은 것 같다. 어제도 하나 정도는 헛스윙이나 파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장면이 있었다. 여유있게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올시즌 주로 3번타자를 맡는다. 이전 2시즌에는 1번타자로 뛸 때가 많았다.
타순이 바뀌자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정후는 올시즌 개막 전 연습경기 당시 "그동안 테이블세터를 맡아 3번 자리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득점권 때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더 신경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통산 타율 0.341을 자랑하는 이정후는 이미 컨택트 능력의 달인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3번타자 이정후는 파워가 몰라보게 향상됐다. 지난 시즌까지 데뷔 3시즌 동안 기록한 장타율은 0.449다. 올해는 0.634로 수직 상승했다.
손혁 감독은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정후를 높게 평가했다.
손혁 감독은 "일단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장타력을 키우는 노력에 완전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해설을 하러 간 적이 있다. 60명 정도의 야수를 봤는데 나보다 작은 선수가 호세 알투베 한명 뿐이었다. 키만 작았지 통은 나의 2배였다"며 "좋은 몸을 갖추면 좋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미디어와 영상의 발달로 기술은 언제든지 배울 수 있다. 몸을 키우고 장타력을 늘리려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