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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국도극장' 속 숨은 그림을 찾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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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이스터에그] 당신, 마지막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

(사진=명필름 제공)

 

영화 '국도극장' 속 국도극장에서는 오래된 영화들이 상영된다. 낡은 재개봉관에는 요즘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들이 걸린다.

닮은 듯 다른 듯 누군가가 그린 영화 간판. 국도극장에는 '흐르는 강물처럼'(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1992)으로 시작해서 '첨밀밀'(감독 진가신, 1996),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1999),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 2001)를 거쳐 마지막 '영웅본색'(감독 오우삼, 1986)까지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들이 간판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간판은 극장 앞에서 늘 담배를 피우는 기태를 알게 모르게 위로하고 응원한다.

'박하사탕' 간판에 적힌 카피가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나 다시 돌아갈래'가 아니라 '삶은 아름답다'는 거다. 그럼에도, 지금이, 지금 내 삶이 아름답다는 의미냐고 물었더니 바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국도극장'을 연출한 전지희 감독은 "비유적으로, 너무 직설적이지만 삶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충분히 아름다우려면 아름다울 수 있는 건데 내가 내 욕심에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전편에 걸쳐서 위로나 응원의 메시지는 1도 없어요. 사실 제 입으로 위로라 말하기 민망한 게, 위로는 받는 사람이 위로여야 위로잖아요. 너 같은 못난 놈도 또 있어, 혼자가 아니야, 너도 못났구나, 이러면서 서로 피식 웃을 수 있는 정도의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예요. 제가 힘든 시간을 많이 겪어서 위로는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분들이 그렇게 봐주셨다고 한다면 감사한 일이죠."(웃음)

(사진=명필름 제공)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마지막 영화 '영웅본색'의 간판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 어떤 위로 내지 메시지를 찾았을까. 전 감독이 대놓고 숨겨놓은 틀린 그림 찾기 같은 거다.

전 감독은 마지막 '영웅본색' 간판을 많은 이가 잘 못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마지막 간판은 TV나 휴대폰으로 보면 못 알아보시는 분이 있을 거 같다. 그런데 큰 스크린으로 보면 '영웅본색' 주인공 중 한 명이 기태"라며 "기태는 모르지만 버젓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혹시나 마지막 장면의 이스터에그(프로그램을 만들 때 프로그래머가 몰래 프로그램 안에 숨겨 놓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기능) 아닌 이스터에그를 발견하지 못한 관객이라면 다시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스크린으로 봐줬으면 하는 게 전 감독의 작고 귀여운 바람이다.

"영상미를 뛰어나게 할 수 있는 예산이 아니라서 미장센 같은 건 없긴 하지만, 제목이 극장이라 그런지 불 꺼진 극장에서 집중해서 보는 건 만든 제가 느끼기에도 다르더라고요. 더더욱 극장에서 많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감독판'을, 꼭! 봐주셨으면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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