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매장에서 실물을 직접 보고 사던 고령 인구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실버 서퍼'로 급부상했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트렌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는 글로벌 소매 유통시장의 13.2%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1.0%씩 성장한 데 이어 코로나19 기간에 핵심 쇼핑 수단으로 떠올랐고 이후에도 일상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고령층도 온라인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조사 기관 퍼스트 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가 쇼핑 장소나 소비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베이비붐 세대(56∼74세)는 2월 28일 26%에서 3월 17일 71%로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사용률이 증가했다'고 답한 베이비붐 세대도 이 기간 8%에서 23%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지출액을 줄였다'고 응답한 베이비 붐 세대 비중은 38%로, 전 세대 평균 응답률(47%)을 밑돌았다.
젊은 세대보다 높은 경제 수준과 구매력을 갖춘 고령층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소비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그래픽=연합뉴스)
보고서는 "그동안 전자상거래의 회원가입, 전자 결제 등 번거로운 절차가 고령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으나 이제는 오프라인 쇼핑이라는 대안이 없어지자 자녀나 지인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버 서퍼들은) 온라인 시장의 다양한 품목과 우수한 품질을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전자상거래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구매하는 품목도 다양해졌다. 마스크, 세정제 등 개인 위생용품과 재택근무 관련 IT 기기, 홈 피트니스 등 '홈 코노미'(집에서 하는 경제활동) 품목은 물론 신선식품과 생필품도 온라인 구매로 전환됐다.
온·오프라인 간 경계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BOPIS'(Buy Online, Pick-Up in Store), 스마트폰으로 생방송을 보며 쇼핑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상거래가 인기다.
김현수 수석연구원은 "온라인 전환이 신규 고객과 사업을 발굴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국경 없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쇼핑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기업들은 판매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막힘없는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