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가 12일 대전에서 열린 KBO 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 1회초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삼미 슈퍼스타즈는 약체의 대명사로 통한다. 1985년 개막전 승리 이후 당한 18경기 연속 패배는 삼미가 남긴 대표적인 불명예 기록이다. KBO 리그의 역대 최다연패 기록이다.
한화 이글스가 무려 35년 만에 삼미의 18연패 기록을 다시 썼다.
한화는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2대5로 졌다.
이로써 한화는 18연패 늪에 빠졌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불명예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역대 프로야구 최다연패 타이기록이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좀처럼 끊기지 않는 연패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두산 박건우가 1회초 리드오프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화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양팀 선발의 무게감은 분명 한화가 앞섰다. 한화는 채드벨을, 두산은 대체 선발 최원준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원준이 5회까지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진 반면, 채드벨은 3회초에 2점, 5회초에 1점을 각각 내주며 흔들렸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9회초 쐐기 솔로포를 쳤다.
한화는 9회말 2점을 만회했다. 무려 22이닝 만에 나온 득점이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뒤집기에는 늦었다. 한화는 최근 선수단을 크게 개편한 후 4경기에서 총 7득점에 그쳤다.
한화는 최근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의 사퇴 후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젊은 선수들을 대거 콜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오히려 경험 부족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침울한 한화 덕아웃의 분위기 (사진=연합뉴스)
언제 연패 탈출을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역대 최다연패 기록은 19세기에 쓰여졌다. 루이빌 콜로넬스가 1889년 26연패를 당했다.
당시는 메이저리그 초창기로 라이브볼 시대 이후 최다연패 기록을 살펴보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1961년 23연패가 가장 긴 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지바 롯데 마린스의 1998년 18연패가 최다연패 기록이다. 대만프로야구의 최다연패는 싱농 불스가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기록한 14연패다.
한화가 만약 13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삼미를 넘어 KBO 리그 역대 최다연패 기록의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더 나아가 아시아 프로야구 최다연패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