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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 "가족되려면 손 지져라"…아무도 몰랐던 9살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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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으로 상태 파악 어렵고 집 찾아가도 못 만나
"가족될 기회 주겠다. 손가락 지문 없애라" 계부 발언 논란
"아동학대 막아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쏟아져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당시 이 시민은 아이의 손에 약을 발라주고 음식을 건넸다. (사진=연합뉴스)

 

경남 창녕에서 시민에 의해 발견된 초등학생 9살 딸이 계부와 친모로부터 심하게 학대를 당했지만, 그동안 교육 당국은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은 10일 현재 이런 상습적인 학대를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A양은 2년간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그동안 학대 정황이 주위에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A양은 부모와 함께 지난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를 왔다. 거제에서는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녕으로 이사 온 이후도 마찬가지다. A양은 그동안 온라인 원격 수업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화상 대면 수업이 아니어서 A양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담임 교사는 부모에게 여러 통의 전화도 걸었고, 교과서 전달 등을 위해 세 번이나 집을 방문했지만 "(친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직접 만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해 만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학생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없었는지 등을 감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양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계부(35)가 언론에게 학대한 사실을 인정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사진=자료사진)

 


계부는 지난 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기에 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어서 '나갈 거면 네 손가락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을 구조한 시민 송모 씨도 이런 말을 A양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왜 지졌어?"라고 물었더니 "가족이 될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지문을 없애라"고 했다는 것이다.

송 씨는 또 옷 위로 곪은 자국들을 확인하며 "한 번 심하게 맞은 게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심하게 맞은 상처였다"고 말했다. 상습적인 학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충남 천안 학대에 이어 이번 창녕 사건이 연달아 터지자 시민들의 공분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정 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아동 학대 법률을 강화해 주세요', '학대로부터 아이를 지켜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자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며 "아이들은 키우기 힘들다고 약하다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을 이들을 위해 어른이 지켜주자"고 말했다.

A양의 학대 사실은 지난달 29일 창녕의 거리를 지나던 시민에 의해 드러났다. 자신에게 맞지도 않은 어른 슬리퍼를 신고 잠옷 차림으로 길거리를 걷는 A양의 눈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눈과 다리 등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머리는 뭔가에 맞은 듯 찢어져 있었다. 손가락에는 지문이 일부 없을 정도로 심한 화상 흔적도 보였다.

A양은 자신의 계부가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졌으며, 2018년부터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학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양은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맡겨져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다음주 초쯤 정도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퇴원 후에는 부모와 떨어져 양육시설 등에서 보호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11일 계부와 친모(27)를 소환해 아동 학대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며,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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