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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車 완판 소식에 등장한 '차파라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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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최대 36% 할인…1천만 원대 중형차 '알티마' 하루만에 완판
"자존심도 없냐"…'3자리 번호판' 닛산 불법주차 등 신고 행렬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닛산 자동차 매장의 모습. 일본 닛산 자동차가 오는 12월 말 부로 한국 시장에서 닛산 및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일본 전범기업 닛산(인피니티)이 연말 한국시장 철수를 앞두고 폭탄 세일을 진행해 재고차를 하루 만에 털어내자, 국내 누리꾼들이 "자존심도 없나"며 대리점 앞 출고를 앞두고 노란실선(주차불가)에 주차된 신차를 '불법주정차 위반'으로 신고하는 등 법 테두리 안에서 자체단속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8일 국내 판매사를 통해 차종과 등급에 따라 최대 36%에 달하는 할인조건을 공개했다. '알티마(소나타급)'의 경우 트림별로 1000~1350만원, '맥시마(그랜저급)'는 1450만원 정도 할인됐다. 이는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공식 판매가 대비 평균 35% 이상 깎아준 것으로 딜러사별 추가할인까지 더하면 중형세단을 '아반떼급' 준중형 세단 가격에 판셈이다.

한국닛산 측은 "알티마는 이미 동났고, 맥시마도 수일 내 모든 물량이 소진될 전망"이라며 "정확한 물량 집계는 내달에나 나오겠지만, 일부 차량을 제외하면 재고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땡처리' 할인에 구매 희망자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는 '세자리 번호판(신차)' 일본차를 겨냥한 '차파라치(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촬영해 신고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또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당시 처음 등장했던 이들은 도로에서 일본차를 발견하면 은밀히 따라다니며 감시하다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저장돼 있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곧장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본차 차주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최근에는 '차파라치'가 아니더라도 일반 운전자들까지 가세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일본 신차 구매자들을 신고하고 있다. 신차인지 여부는 '세자리 번호판' 부착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10일 온라인커뮤니티, SNS 등에는 '일본차 파격세일 한다던데 알아서들 하세요', '일본차 타면서 아직도 위반하는 사람들 무슨 생각일까' 등의 글들이 줄이어 올라왔다. 게시글을 살펴보면 누리꾼들은 일본차의 불법주정차, 신호위반, 과속 등을 포착한 사진·동영상 등을 게시판에 공유하며 경찰에 신고하고 있었다.

한 누리꾼은 "'세자리' 알티마 출고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선물로 횡단보도 앞 불법주차 상품권(과태료 고지서) 보내드렸다"며 "외제차 오너들은 법규를 잘 켜야할 것이다. 보이는 족족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또다른 누리꾼은 "일본차량 차주가 (타이어)펑크수리 되냐고 물어 일본차량은 수리 안한다고 했더니 불같이 화를 냈다"며 "여기 가만히 안둔다고 하는데 나는 6월 30일날 은퇴한다. 나라 팔아먹을 **"고 일본차 차주들에 대한 반감을 보였다.

이외에 "외제차라 신고한 게 아니다. 불법을 저질러 신고했을 뿐",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일본차 사진은 찍겠다", "세자리 왜놈차는 무조건 신고가 답이다" 등의 반응도 올라왔다.

'차파라치'들은 일본의 과거 강제징용 등 만행과 지난해 무역보복 조치를 생각할 때 '전범기업' 일본차량을 감시하거나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공교롭게도 한일관계 악화 이후인 지난해 9월부터 '8자리 번호판 시스템'이 도입돼, 한일관계가 틀어진 이후에 일본차를 구매한 차주 구별이 가능해지면서 '차파라치'들의 자발적 신고활동은 더욱 활발해진 상황.

반면 일본차 구매자들은 생각지도 못한 보복에 반발하고 있다.

9일 '알티마'를 구매계약한 한 차주는 "차를 바꾸려고 몇 개월간 알아보다 이번 닛산 할인 프로모션이 가성비를 따져봐도 좋은 기회라 생각해 계약했는데 '토착왜구'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정당하게 프로모션 할인을 받아 계약한 건데 '왜 한국에서 철수하는 닛산차를 싸게 샀냐'는 단순한 이유로 일거수일투족을 스토킹 당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닛산 차량을 구매한 차주는 "지난해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을 보면서 일본 제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일부 동의했다. 그러나 일본제품을 샀다고 매국노로 몰아세우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며 "지난해 12월 차를 구매해 '세자리 번호판'을 달고 있다. 이번에 할인을 받아 산 것도 아닌데 매번 불안함을 느끼며 운전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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