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에서 3연패를 당했다. 주중 3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3승을 챙겼지만 상승세가 한풀 꺾였고 5할 승률을 위협하는 상황에 놓였다.
에이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덕목 중 하나는 연패를 끊는 능력이다. 9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의 어깨는 무거웠다.
양현종에게는 아쉬운 기억이 하나 있다. 지난달 28일 수원에서 KT를 상대로 5이닝 6실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그날 선발 맞대결을 펼친 KT의 특급 신인 소형준과 또 한번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당시 소형준은 5이닝 5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9일 경기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와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의 대결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번에는 대선배가 웃었다.
양현종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KIA의 3대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5승(2패)를 기록해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요키시(키움 히어로즈), 구창모(NC 다이노스)와 함께 나란히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양현종은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다. KT는 2주 전 양현종을 한 차례 무너뜨렸던 팀이다. 당시 없었던 간판 타자 강백호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KIA에 강한 유한준 역시 라인업에 합류해 상당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양현종은 신중하게 승부했다. 까다로운 KT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KIA가 1회말 최형우의 솔로홈런으로 선제점을 뽑은 가운데 양현종은 3회말 무사 3루 위기를 막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3루타를 허용했지만 결국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심우준을 내야플라이로 처리한 양현종은 조용호의 내야 땅볼 때 3루주자를 아웃시켰다. 전진 수비하던 유격수 박찬호가 강습 타구를 잘 잡아 좋은 판단을 내렸다. 이후 강백호는 볼넷을 골랐지만 유한준은 3루 직선타로 물러났다.
양현종은 4회말 1사 2루에서 장성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대1 동점을 허용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코스가 좋았다. 이후 KT는 더 이상 양현종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 사이 타자들이 힘을 냈다. 김선빈은 5회초 2사 2,3루에서 중견수 방면 2루타로 승부의 균형을 깼다. KT 중견수 배정대가 몸을 날려봤지만 타구를 잡지 못했다. 김선빈은 주루 도중 우측 햄스트링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지만 그래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KIA 불펜은 팀 승리를 지켰다.
양현종에 이어 6회부터 등판한 홍상삼이 2이닝을 잘 막았다. '미스터 제로' 전상현이 8회말 유한준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마무리 문경찬이 마지막 이닝을 실점없이 막고 시즌 4세이브를 챙겼다.
이로써 KIA는 3연패를 벗어나 시즌 전적 16승15패를 기록했다.
반면, 5연패 늪에 빠진 KT는 11승19패를 기록했다. 소형준은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