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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판사도 검토한 '수사심의위' 강제력…검찰·삼성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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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범죄 혐의外 수사심의위 '기소 판단' 강제력까지 검토
영장 기각하면서 "재판서 다퉈라" 이례적 언급
검찰, 법원이 기소 필요성 '선제적 인정' 해석
이재용 측 "혐의 소명 안돼…수사심의위 판단 받아야" 정반대 해석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 판사가 범죄 혐의 이외에 향후 기소 여부의 변수로 떠오른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이 강제력을 지니는지 여부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수사심의위 절차를 비롯해 거기서 내려진 기소 여부 판단을 검찰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었다.

수사심의위 제도 전반에 대한 검찰 측 의견을 들은 원 부장판사는 이튿날 이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하면서도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약 15시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의 결론은 단 세 문장이었는데, 이는 그 중 하나였다.

법원이 영장 기각 사유에 '재판에서 다퉈라'고 비중있게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수사심의위 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결국 수사심의위라는 변수의 영향까지 검토한 법원이 재판의 타당성을 굳이 명시한 것은 곧 기소의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에서도 이번 법원 판단으로 기소의 명분을 확보했기에 향후 수사심의위가 열려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기소까지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강하다.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원 부장판사의 결론 가운데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하여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두 문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만 수집됐을 뿐, 검찰이 주장한 범죄 혐의는 소명되지 않았으므로 기소 여부도 원점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이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수사심의위)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해석의 연장선상에 있다. 검찰과는 정반대의 시각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두고 검찰은 이 부회장 기소에 대한 1차적 판단을 받았다고 보는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여전히 기소의 타당성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검찰 수사심위원회의 개최 여부는 11일 부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무작위로 추첨된 검찰시민위원 15명이 부의심의위에 참석하고, 여기서 위원 과반 이상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한편 검찰은 수사심의위 여부와 상관없이 법원이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이 불구속 재판의 원칙을 강조하고 일각에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 만큼 영장 재청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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