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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쟁탈전에 시한 넘긴 원구성…12일 본회의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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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협상의 자세 보이면서도 주도권 유지…야당, 여당 양보 이끌 시간 벌어
법사위 5:5, 정수 확대, 법안소위 배분 등 논의될까…민주 "의석수 비율에 따라"
10일까지 상임위 정족수 재설정, 12일 원 구성 본회의가 협상 마지노선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당이 강행을 예고한 21대 국회 원 구성이 8일 야당의 제안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우회로를 찾았다. 여야가 모여 일단 각 상임위원회 위원 정수부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원장 확보를 위한 의결 강행 전 최소한의 명분 쌓기에, 미래통합당은 거대 여당의 강행 분위기 속에서 지연 작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여당, 협상의 자세 보이면서도 주도권 유지…야당, 여당 양보 이끌 시간 벌어

여당은 국회법에 따른 원 구성 시한인 이날을 흘려보내면서 강행의 명분을 잃었지만, 야당과 협상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향후 협상에서 실리를 뺏기지 않을 힘을 여전히 쥐게 됐다. 야당은 일단 시간을 벌면서 상임위 구성에 최대한 여당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복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날 21대 국회 2차 본회의에서는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 구성안이 통과됐다. 활동기한은 단, 이틀이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6인(김영진, 조승래, 김영배, 김회재, 문진석, 이소영), 미래통합당 4인(김성원,유상범, 이주환, 전주혜), 비교섭단체 1인(강은미)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이 맡기로 했고,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는 등 여당에 유리한 구성이다.

이번 특위 구성은 형식적으로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이뤄졌지만,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직접 여당을 설득한 결과다. 21대 국회를 원만한 합의로 이끌겠다는 소신과 상임위원장 표결의 사회를 직접 맡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고 있다. (우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이날도 두 차례나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로 모여 회동을 했고, 그 사이 여야는 의원총회를 열어 협상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상임위원 조정은 1시간이면 할 일"이라고 했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별히 더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 법사위 5:5, 정수 확대, 법안소위 배분 등 논의될까…민주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 정수 조정은 각 상임위에 배치될 의원의 총 인원만 결정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상임위 배분을 위한 모든 정지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개별 의원들로부터 받은 상임위 지망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절차이기도 하지만 쟁점 상임위를 두고 치열한 의원 포석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쟁점인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 치의 양보가 없는 대치 상황에서 통합당이 여야 동수 구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법사위 전체회의 표결에서 제동을 걸 카드를 놓지 않겠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런 예는 없다. 모든 상임위는 의석수 비례"라며 "정수 조정은 의석 수대로 하는 거고, 법대로"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법은 상임위원 선임과 관련해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하거나 개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 상임위 정수를 대폭 늘리는 합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국회법은 의원이 둘 이상의 상임위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전례와 효율 등을 이유로 여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작다. 법사위 정원은 현재 18명으로, 아예 법으로 12명 이내로 규정한 정보위원회를 제외하면 정원이 낮은 쪽에 속한다.

8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고 있다. (우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상임위 전체회의 전 법안을 논의하는 소위원회 구성과 위원장·위원 배분 등을 두고 여야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상임위 정족수는 큰 의미가 없다. 결국은 의원 300명을 상임위로 나누는데 기존 관례를 따를 수밖에 없고, 법안소위 구성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큰 의미가 있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위에서 논의될 상임위원 정수 규칙 개정안은 오는 10일 오후로 예정된 본회의 전 어떤 결과물을 낼지 주목된다. 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어 오는 12일 오후에도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최종 원 구성을 위한 마지노선을 설정한 셈이다.

여야는 '정수조정특위 공식 활동'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물밑 협상'을 병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상임위별 정수조정이 끝나는 대로 원구성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국회의장이 정한 12일 본회의가 원구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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